LG전자는 27일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3분기(7~9월)에 436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 단일 사업부문의 손실로는 창사 이래 최대다. 올 누적 손실은 7921억원에 이른다.
LG디스플레이·이노텍 "신사업으로 만회하자"
LG이노텍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의 전자계열사들도 스마트폰이 고민이다. LG전자 스마트폰의 부진은 LG이노텍의 실적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LG디스플레이는 휴대폰용 LCD(액정표시장치)를 공급해온 애플과의 관계가 멀어지고 있다.

◆계열사로 번지는 스마트폰 고민

지난 26일 LG이노텍은 광학솔루션 사업부문의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광학솔루션 사업부문은 LG이노텍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듀얼카메라를 생산하는 곳이다. 지난해 1814억원을 벌어다준 ‘효자’가 올 상반기에는 420억원 손실을 냈다. 듀얼카메라를 채택하는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늘어나며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해되지 않는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수율을 끌어올리는 등의 노력이 있었지만 스마트폰 G5의 판매가 부진해 LG이노텍도 손실이 커졌다”고 전했다. 전체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광학솔루션의 부진으로 LG이노텍은 올 상반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3분기에는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7 출시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체 매출에서 휴대폰용 디스플레이의 비중이 30% 정도인 LG디스플레이도 스마트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공급한 LG전자 스마트폰 G플렉스의 부진으로 손실을 봤다. 내년부터는 주 고객인 애플과의 관계가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8에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가 채택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앞으로 5년간 상당 물량의 OLED를 공급받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도 내년부터 중소형 OLED 생산을 늘릴 계획이긴 하다. 그러나 예전처럼 애플에서 많은 물량을 수주받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인력을 전환배치하고 있다. 하지만 전환배치 인력이 늘어나며 다른 사업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감한 투자로 돌파 시도

LG 전자계열사들은 이 같은 어려움을 과감한 투자로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아직 관련 수익이 나지 않는 가운데서도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사업과 태양광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에 초대형 OLED 공장을 짓고 있다. 앞으로 2~3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 외엔 만드는 곳이 없어 장비가격 등도 상당히 비싸지만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LG이노텍도 베트남에 카메라모듈 공장을 짓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폰 관련 터치 윈도사업에서 철수하고 조명용 LED(발광다이오드) 등 적자 사업부의 인원을 전환배치하며 사업 효율화도 추진하고 있다.

관건은 이 같은 투자가 얼마나 빨리 결실을 보느냐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신사업의 개화 시기를 앞당기고, 현재 사업의 부진을 최대한 극복하는 것이 LG 전자계열사들에 당면한 숙제”라고 말했다.

노경목/남윤선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