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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4조 국가장학금, 4차 산업혁명 이끌 인재양성에 써야"

입력 2016-10-25 18:27:34 | 수정 2016-10-26 05:43:46 | 지면정보 2016-10-26 A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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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7명 대학 가는 나라에서 국가장학금 주는 곳은 한국이 유일

골고루 나눠주는 장학금 줄일 것
'한강의 기적' 이끈 국비장학생 키웠듯
가난하지만 실력있는 인재 지원 확대

2009년 이후 고금리 학자금 대출 조정 추진
교육부와 국가장학재단으로 명칭변경도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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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 등록금은 연간 14조원 규모다. 이 중 절반을 국가가 내준다. 약 4조원을 한국장학재단이 정부 예산을 집행해 부담하고, 나머지 3조원가량은 대학이 외부에서 장학금 등을 끌어오면 정부가 지원금을 추가해 마련한다.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사진)은 25일 서울 남대문로 재단 서울사무소에서 한 인터뷰에서 “10명 중 7명이 대학에 진학하는 나라 가운데 국가가 장학금을 주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안 이사장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국가장학금 제도를 5년째 실행하면서도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고 있다”며 “반값등록금이란 개념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값등록금’이란 말이 문제인가요.

“그렇습니다. 이제 그 말은 ‘국가장학금’으로 바꿔야 합니다. ‘실제론 반값이 아니지 않느냐’는 비판만 양산하면서 어렵게 만든 국가장학금 제도마저 제대로 평가를 못 받게 했죠. 1990년대 초반 허가제였던 대학 설립을 일정 요건만 갖추면 가능하도록 바꾸면서 등록금이 크게 올라갔어요.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 마련한 게 국가장학금 제도입니다. 이명박 정부 때 초안을 만들어 현 정부에서 전면적으로 실행했죠.”

▷학생들 불만은 여전한데요.

“4조원의 장학금 혜택을 받는 학생 중 ‘반값’ 이상의 등록금을 지원받는 이들은 90만명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장학금을 아예 못 받거나 등록금의 절반 이하만 지원받는 학생들이죠. 이렇다 보니 제도가 불공평하다는 등의 불만이 나오는 겁니다.”

▷출발부터 정책 설계가 잘못된 건 아닌가요.

“문제가 없는 정책은 없어요. 중요한 건 문제점을 고치고 올바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현 정부는 등록금 부담 완화를 복지정책이란 관점에서 접근했어요. 10명 중 7명이 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고등교육이 준(準)의무교육화되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고육지책입니다.”

▷앞으로 장학금 제도를 어떻게 바꿀 계획입니까.

“나라에서 주는 장학금은 사회 양극화의 폐해를 줄이는 보완재가 돼야 합니다. 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공부 잘하는 학생을 위해 등록금뿐만 아니라 생활비도 지원하는 ‘스칼라십’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어요.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도 혈혈단신 외국에 가서 공부하고 온 국비장학생 덕이 큽니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장학금 제도를 잘 활용해야 해요.”

▷학자금 대출에 대한 논란도 있는데요.

“일각에서 ‘금수저’ 학생들과 학자금을 대출받아 생활해야 하는 학생들을 비교합니다. 하지만 그건 말이 안 되는 비교예요. 사회양극화에 따른 결과를 학자금 대출 탓이라고 해석하는 건 본말이 뒤집힌 거죠. 학자금 대출을 포함한 국가장학금 제도 덕분에 ‘돈 없어 대학 못 간다’는 말이 사라졌어요.”

▷제도 보완에 대한 요구도 여전합니다.

“일부 부유층 자제들이 혜택을 보는 일이 있었죠. 해외에 있는 재산을 파악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에요.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촘촘하게 제도를 고쳤습니다. 학자금 대출도 예전엔 은행이 했던 걸 한국장학재단이 가져왔죠. 매년 2조원가량을 연 2.5%의 금리로 빌려주는 건데 고금리 시절에 빌린 대출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논란은 있어요. 2009년 이전 대출은 조정했는데 2009년 이후 대출도 현실을 반영해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한국장학재단의 존립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대학 등 고등교육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는 미국식 자유경쟁 체제를 근간으로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유럽은 정부가 대학을 지원합니다. 대학 진학률이 20%가량이니까 가능한 거죠. 우리는 애초 미국식 모델을 따랐어요. 하지만 유럽처럼 국가 주도로 대규모 장학금을 도입하면서 환경이 확 바뀌었죠. 한국장학재단은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런 배경에서 재단 명칭을 ‘국가장학재단’으로 바꾸기 위해 교육부와 협의 중입니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요.

“정부 예산을 더 들여 등록금을 깎아주기는 힘들 겁니다. 대학 숫자가 줄어드는 것도 방법이지만 대학 수를 줄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죠. 이런 상황에서 한국장학재단은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기숙사 설립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원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놨습니다. 여기에 더해 민간 장학금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봐야 합니다.”

▷민간장학재단 활성화를 말하는 건가요.

“국가 재원을 마냥 늘리기는 어렵습니다. 민간 재원을 끌어와 공공 부문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맡도록 하자는 겁니다. 그런데 현행 체제에선 민간 장학재단은 저금리로 인해 재원을 늘릴 방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현행 법률에 따르면 민간 장학재단은 투자를 다변화하기도 힘든 실정이죠. 한국장학재단이 구심점 역할을 맡아 이런 상황을 개선해야 합니다. 방법은 여러 가지일 겁니다. 돈을 한데 모을 수도 있고, 투자를 다양화할 수 있는 제도 변경도 가능합니다.”

▷연합 기숙사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1호 연합 기숙사는 전국은행연합회와 회원사가 기부해 내년 3월 개원을 목표로 경기 일산에 짓고 있습니다. 2호 기숙사는 경주, 기장, 영광, 울주군이 기부하기로 했죠. 서울 응봉동에 지을 예정입니다. 기부를 통한 연합 기숙사 모델은 인성교육적 차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대학 간 칸막이를 없앨 수 있거든요. 대학에서부터 통합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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