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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찬반토론] 경기회복 위해 초저금리를 더 낮춰야 할까요

입력 2016-10-14 16:56:35 | 수정 2016-10-14 16:56:35 | 지면정보 2016-10-17 S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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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 “금리, 추가 인하 여력 있다”
○ 반대 “금리보다 재정 먼저 동원하라”
초저금리 정책이 장기화되고 있다.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일본 유럽연합(EU)같은 곳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즉 예금을 맡기면 은행이 이자를 주는 대신 일종의 보관료를 받을 정도다. 단순히 금리수준만 낮추는 게 아니라 ‘양적완화’(QE)라는, 인위적인 돈풀기 정책도 병행되고 있다. 유례가 없던 현상이다보니 ‘비전통적 통화정책’이라고도 불린다. 저금리로 경영난을 겪는 기업들과 가계를 지원하면서 소비진작,수요확대도 꾀하겠다는 것이 초저금리 정책의 노림수다. 자국의 통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확대하자는 의도도 깔려있다. 그래서 글로벌 환율전쟁이 일어났다고도 한다. 한국도 이런 통화전쟁에서 예외지대가 아니다. 각국의 금리정책 흐름에 맞춰 금리를 계속 내려온 한국은행은 2016년 6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내렸다. 한국에선 사상 최저의 금리가 넉달째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경제는 쉽게 살아나지 않고 있다. 결국 정부(기획재정부)가 나서 독립적인 중앙은행(한국은행)에 대고 금리 추가인하를 압박했다. 미국, 일본, EU처럼 제로(0)금리로 더 접근해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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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의 금리가 사상 최저인 연 1.25%이지만 더 인하될 여력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orld Bank) 연차 총회에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다가 경제뉴스 통신 블룸버그와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서였다. 사실상 정부 입장이었다. 그의 주장은 마이너스 금리에 돌입한 다른 선진국보다 한국은 룸(인하 여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금리가 제로(0)수준에 접근해 있거나 심지어 마이너스로까지 가 있는 반면 한국의 금리는 떨어졌다고는해도 아직 이보다는 높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물론 그도 “금리 결정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고, 금통위가 알아서 할 것”이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다. 이런 단서를 굳이 다는 것은 정부가 중앙은행의 독립을 훼손하면서 금리정책에 개입 혹은 압박을 한다는 비판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12월에 금리인상을 사실상 예고한 상황에서 한은이 이를 따라 금리를 올려버리면 산업 구조조정, 파업 등의 여파로 난항중인 경제가 더 어려워질수 있다는 걱정이 반영된 주장이다.

정부만이 아니다. 한국의 경제문제에 대해 자주 언급해온 손성원 캘리포니아대 석좌교수 같은 이도 대표적인 금리인하론자다. 그는 한국 경제가 살아나려면 충격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한국은행이 총알만 낭비하지 말고, 내릴 때는 과감하게 내려야 한다”는 게 3차례에 걸친 미국의 양적완화에서 얻은 교훈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한은에 대고 금리인하를 요청 혹은 압박하는 것은 재정 지출을 통한 경제살리기는 가급적 자제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재정 지출은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데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쉽지도 않고, 나라빚을 늘렸다는 비판도 받고 싶지 않은 것이다.

○ 반대

한국은행은 저금리와 양적완화 등 ‘통화완화’ 정책이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에 거품을 형성시킨다는 부작용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몇년새 특별히 급증한 가계부채가 1260조원으로 늘어난 것에 대한 부담감과 걱정도 있다. 이 모두가 저금리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인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의 여력은 있지만 가계부채 등을 감안할 때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추가로 금리를 인하한다해도 시중 은행들도 함께 금리를 더 낮춰 금융소비층에 도움이 되도록 따라오겠느냐는 점에 의문을 표시했다. 연 1.25%의 초저금리도 부진한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데 충분할 정도인데, 여러 가지 부작용을 훤히 예상하면서 금리를 더 내릴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한은이 명시적으로 금리를 더 인하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시각은 정부(유 부총리)와 정반대에 가깝다. 또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직전에 한 발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의 인하보다 동결 기조가 계속된다는 점을 시장에 신호로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은이 이렇게 추가 인하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은 기본적으로 중앙은행의 입장이 정부와는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은 아직 나라곳간(정부 재정)이 상당히 양호한데 정부가 돈을 풀어서 경기회복을 하지 않은채 그 역할을 왜 한은에 미루냐는 논리다.

정부가 먼저 할 일은 피한채 저금리에만 기대지는 말라는 요구다. 한은의 이런 입장은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실탄(자금)확보 논쟁때도 드러났다. 대우조선 등의 구조조정을 위한 자금을 정부가 예산에서 마련해야지, 한은의 발권력에 기대지 말라는 것이었다.


○ 생각하기

"금리 인하는 단기적 처방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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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정부의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초저금리의 부작용을 내다보는 한은의 우려에 좀더 관심이 가는 상황이다.

정부는 한은에 경제살리기 역할을 미룬채 뒤로 빠지려는 듯한 분위기도 보였다. 더구나 저금리는 진통제와 같은 것이다. 당장은 모두가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수 있을지 몰라도 치솟는 집값 상승 등 자산 버블, 저축의 감소 같은 더 큰 후유증을 잉태할수 있다. 경제난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처방이 더 큰 병을 초래할 수도 있다.

더구나 미국은 12월부터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 해놓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전세계로 풀린 달러를 흡수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우리도 금리를 낮게 갈수가 없다. 주가급락, 외환보유액 감소와 같은 부작용도 예상된다. 저금리에 기대 숨만 유지하는 한계기업(좀비기업)의 처리문제나 가계부채 증가도 예삿문제가 아니다.

한국으로서는 딜레마에 처했다고 볼수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과 정도, 장기적으로 도움되는 길로 가야 한다. 금리인하는 단기적 처방일 가능성이 더 크다. 한은의 향후 결정이 주목된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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