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기아자동차, 한국GM 등 완성차 업체의 파업 영향으로 8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7년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같은 달 산업 생산도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통계청이 30일 내놓은 ‘2016년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지난 4월 0.7% 줄었던 산업 생산은 5~6월 두 달간 증가세로 반전됐다가 7월 들어 0%로 제자리걸음을 한 뒤 8월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자동차 파업에…제조업 평균 가동률 2009년 이후 최저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완성차 업체 노조의 파업이 산업 생산에 타격을 입힌 주요인으로 꼽혔다. 제조업이 포함된 광공업 생산은 1차 금속(3.2%), 식료품(3.7%) 등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자동차(-17.7%), 반도체(-5.2%) 등이 크게 감소한 탓에 전월보다 2.4% 줄어들었다. 자동차는 1년 전과 비교해도 12.1%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자동차 파업으로 약 6만6000대의 완성차가 8월에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동차 파업 영향이 없었다면 자동차 생산 감소폭(전월 대비)은 17.7%에서 8.0%로, 전체 광공업 생산 감소폭은 2.4%에서 1.2%로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생산이 줄면서 8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전월 대비 3.4%포인트 급락한 70.4%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충격을 받았던 2009년 3월(69.9%) 이후 7년5개월 만의 최저치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폭염으로 반짝 특수를 누렸다. 에어컨 등 내구재(4.7%)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 판매가 늘어난 데 힘입어 전월 대비 2.0% 증가했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6월에 끝나면서 7월 소매판매가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도 있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4.0% 증가했다. 대규모 반도체 설비 도입과 건설투자 증가 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란 해석도 나온다.

소비와 설비투자가 반등세를 보이긴 했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9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1로 전월과 같았다. 자동차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5로, 8월보다 11포인트나 하락하며 2009년 6월(54) 이후 7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BSI는 기업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자동차 파업 영향이 8월부터 산업 생산 차질로 나타나고 있다”며 “파업이 확산되는 추세여서 9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