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반복되는 ‘쌀 공급 과잉→쌀값 폭락→정부 재정 투입’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정부와 새누리당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1992년 이후 큰 골격을 유지해 온 농업진흥지역(옛 절대농지) 제도를 손봐 쌀 재배면적을 줄여나가는 게 핵심이다.
25년 만에…'절대농지' 확 풀린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21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당·정·청 고위급 협의회를 한 뒤 한국경제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농업진흥지역 제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지 않고는 쌀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는 게 당과 정부의 문제의식”이라고 말했다.

농업진흥지역은 쌀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농작물 재배 등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일은 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김 의장은 “지금의 쌀 공급 과잉 문제를 방치하면 정부도, 농민도 다 손해”라며 “쌀 재배면적을 점차 줄여야 하는데, 농업진흥지역을 해제하지 않고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는 농업진흥지역을 조금씩 푸는 식으로 대응해 왔는데, 앞으로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하듯 지방자치단체와 농민의 판단에 따라 과감히 푸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당·정·청은 이날 회의에서 쌀값 안정을 위해 벼 재배면적을 줄여야 한다는 방향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지가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되면 이곳에 공장, 물류창고, 교육·의료시설, 근린생활시설 등을 지을 수 있다.

정부는 농업진흥지역 해제 등을 포함한 쌀 수급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 다음달 14일께 발표할 계획이다. 또 올해 풍년이 예상되는 만큼 10월 중순 햅쌀 생산량이 잠정 집계되는 대로 시장 격리를 위한 수매량을 확정하는 한편 소비 진작책도 내놓기로 했다.

이승우/유승호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