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와 고려대 일부 학생들이 정기 대항전인 ‘연고전(고연전)’의 경기 결과를 맞히는 사람에게 판돈을 몰아주는 내기를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일부 학생은 오는 23~24일 이틀간 열리는 ‘2016 정기 연고전’을 앞두고 토토방을 열어 참여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이들은 참가비를 한 사람당 3000원으로 정했다. 연고전에서 축구 농구 야구 아이스하키 럭비 등 다섯 경기의 결과(승·무·패)를 모두 맞힌 사람에게 돈을 몰아주는 방식이다. 아무도 맞히지 못할 경우엔 참가비를 돌려주기로 했다. 참여하고 싶은 학생들은 한 학생의 계좌로 경기 전날인 22일까지 돈을 보내라고 홍보 중이다.

학생들은 참가비가 많지 않은 만큼 일종의 오락이라고 하지만 엄연히 도박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 연세대 학생은 “국내 대학 간 대항전의 원조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일부 학생이 전통을 흐리고 있다”며 “학생들 스스로 자정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락과 도박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어도 자칫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기관에선 도박의 횟수, 장소, 사회적 지위, 재산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도박 여부를 결정한다. 경찰 관계자는 “판돈의 많고 적음보다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했는지, 참여 경위는 어떻게 된 건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학과 단위(30명 안팎) 수준에서 내기하는 정도가 아니라 수십명, 수백명이 내기에 참여하면 도박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