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박근혜 정부 핵심 정책인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비판한 발언이 정치권에 파장을 낳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국가 공인 동물원”이라고 말한 데 대해 새누리당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7일 서울 세종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연 현장 간담회에서 “누구보다도 창조와 과학을 잘 이해하는 정치인인 안 전 대표가 잠시 자신의 최고 전공을 잊은 것 같다”며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하는 말에 괘념치 말아 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 정보기술(IT) 전문가인 송희경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대표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벤처 생태계를 잘 아는 분의 발언이라 더욱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나온 김선일 창조경제혁신센터협의회장은 “창조경제혁신센터 구성원들이 만들어 낸 성과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동물원으로 폄하하는 건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성의 있는 의견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17개 센터장은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안 전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젊은 벤처 기업인, 스타트업 기업인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3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소·벤처기업이 대기업만을 위해 일하다 시장 규모도 키우지 못하고 그냥 망한다”며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이런 동물원 구조를 깰 수 있는 기회였는데 전국에 17개 센터를 두고 대기업에 하나씩 독점 권한을 주면서 결과적으로 국가 공인 동물원을 만들어 줬다”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도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의 간판 격인 창조경제는 전혀 창조적이지 않고 포장만 바꾼 관치경제”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