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리틀 손예진' 김소현 "청순가련 이미지 벗고 싶었는데…'싸우자 귀신아'로 벽을 깬 것 같아요"
“제게 벽이 하나 있었는데 그 벽을 허물었어요.” 배우 김소현(17·사진)이 한 단계 성장했다. 2007년 아역으로 데뷔해 어느덧 ‘10년 베테랑 연기자’가 된 김소현은 30일 종영한 tvN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에서 여고생 귀신 김현지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전까지 여린 청순가련형 캐릭터를 주로 연기하다 보니 한 곳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 컸거든요. 한정된 연기밖에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어 이전에 맡았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배역에 도전했습니다.”

‘싸우자 귀신아’에서 김소현이 연기한 김현지는 싸움을 잘하고 말도 세게 하는 강한 캐릭터다.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다.

“활발한 역할이라 매력있었어요. 현지를 통해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과 성숙한 모습을 동시에 보여드릴 수 있었죠. 귀신이라는 설정에서 오는 즐거움도 있었고요. 재미있는 경험을 참 많이 했습니다.”

극 중 김현지는 평범한 귀신이 아니다. 5년간 영혼으로 이승을 떠돌았으나 실제 김현지의 몸은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던 것. 극 중반 김현지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면서 김소현은 19세 소녀와 24세 여인을 동시에 표현해야 했다.

“현지가 귀신일 때는 열아홉, 죽었을 당시 모습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어 부담감이 적었습니다. 반면 죽음에서 깨어난 현지는 스물네 살이었기 때문에 시청자가 보기에 거부감이 들지 않는 선에서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어요.”

이 드라마는 김소현의 연기 인생에 일종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MBC 드라마 ‘보고싶다’, 영화 ‘순정’ 등을 통해 ‘차세대 첫사랑 아이콘’이라 불리기도 한 그는 주로 여주인공의 아역을 맡아 아련하고 애틋한 연기를 선보여왔다.
김소현이 최근 찍 은 CF 속 모습
김소현이 최근 찍 은 CF 속 모습
김소현은 최근 관객 530만명을 돌파한 영화 ‘덕혜옹주’에서는 덕혜옹주를 연기하는 손예진의 아역을 맡았다. 데뷔 초부터 ‘리틀 손예진’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김소현이기에 감회가 남달랐다.

“손예진 언니의 아역을 해보고 싶다고 늘 얘기했는데 실제로 하게 돼서 행복했어요. 반면 부담감도 컸죠. 특히 덕혜옹주의 감정이 결코 가볍지 않아서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됐어요. 촬영 때 정말 집중해서 한 장면 한 장면 공들여 찍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슬픔과 복합적인 분노를 절제된 감정으로 세심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어요.”

탄탄한 연기 경력과 청순한 외모 등으로 대중에게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김소현은 요즘 광고계에서도 ‘블루칩’으로 통한다. 유명 이온음료 브랜드 광고 모델로 2년 연속 발탁된 데 이어 화장품, 의류, 패스트푸드 등 다양한 분야의 광고 모델로 맹활약하고 있다.

“오랫동안 보고 싶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에요. 시청자들이 제가 소소하게 노력한 부분들, 이를테면 이번 작품에서 부족했던 걸 다음 작품에서 고쳤을 때 그런 것을 알아봐주시면 감사하고 또 힘이 나요.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아 제가 느낀 행복만큼 좋은 작품으로 행복을 드릴 수 있게 항상 노력하려고 합니다. 시청자 분들과 함께 오랜 세월을 보내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손예지 한경텐아시아 기자 yeji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