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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우 기자의 여기는 리우!] "스마트폰 팔면 집이 두 채…'갤럭시S7엣지'가 금메달이죠"

입력 2016-08-17 17:31:13 | 수정 2016-08-18 00:33:07 | 지면정보 2016-08-18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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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위 신궁' 알레오네의 뜻밖의 행운

삼성전자, 갤럭시S7엣지 올림픽 대표 모두에 선물
"부모님께 집 사드릴까 옥수수 사업밑천 할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죠"
"지금까지 써본 것 중 최고"…폴란드 여자 선수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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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올림픽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출전 선수 전원에게 스마트폰(갤럭시S7엣지)을 선물로 나눠줬다. 오륜기를 디자인해 넣은 한정판 리우올림픽 에디션은 206개 출전국 1만2000여명의 올림피언에게 골고루 돌아갔다. 대당 1000달러 안팎으로 120억원 규모다. 올림픽 메인 후원사가 화끈하게 쏜 선물에 선수들은 반색했다.

요즘 리우에선 이 스마트폰을 구경하기 쉽지 않다. 도난을 우려해 숙소에 두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서다. 16일(한국시간) 리우 바하다치주카 올림픽 골프장에서 만난 중국 여자골프 대표 린시위는 “부모님께 드리려고 포장도 뜯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메라가 완전히 다르다고 들었는데 부모님이 좋아하실 것 같다”고 웃었다. 폴란드 여자 레슬링 선수 아그니즈카 코르더스는 대놓고 자랑하고 다니는 몇 안 되는 선수다. “경기하는 모습을 찍어서 페이스북에 올리고 싶다”는 그는 선수촌 입구에서 “내가 써 본 것 중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코르더스는 이야기 도중에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를 바라보던 남자 코치는 농담조로 “내 것도 좀 바꿔달라”며 10년쯤 돼 보이는 휴대폰을 내밀었다.

삼성전자가 선수촌에 마련한 임시 대리점 물량도 동났다. 한 유럽선수는 가족에게 선물하겠다며 세 대를 한꺼번에 사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각 나라에 2016대씩 골고루 할당해 얼마나 팔렸는지는 말하기 곤란하다”면서도 “준비한 수량이 모두 팔린 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말라위의 신궁(神弓)’ 알레오네(20·사진)도 뜻밖의 횡재를 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스마트폰은 그의 삶 전체를 흔들었다. 예선 탈락이 확정된 그는 지난 15일 귀국하기 전 “스마트폰을 팔라는 제안을 일곱 명으로부터 받았는데 누구에게 줄지, 얼마에 팔지 머리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폴란드 레슬링 대표 코르더스(오른쪽)와 그의 동료 선수가 “내가 써 본 스마트폰 중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이관우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폴란드 레슬링 대표 코르더스(오른쪽)와 그의 동료 선수가 “내가 써 본 스마트폰 중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들고 있다. 이관우 기자

아프리카 동부 가난한 나라 말라위에서 스마트폰은 ‘재벌’의 상징으로 통한다. 최신 스마트폰은 현지 돈으로 70만콰차쯤 한다. 양철 지붕을 얹어 지은 그럴듯한 집 한 채가 25만콰차 정도다. 중·고등학교 한 학기 학비가 7000콰차, 우리 돈으로 1만원가량이다. 제대로 배우지 못한 네 명의 누나와 형은 물론 동네 아이들까지 모두 가르치고도 남는다. 올림픽이 그에게 ‘8월의 산타클로스’가 된 것이다. 말라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87달러, 세계 184위다.

알레오네는 “또 다른 고민이 있다”고 했다. 양궁 대신 사업을 하고 싶은 욕심이다. 말라위엔 옥수수가 귀하다. ‘보릿고개’인 8월 말부터 약 4개월간은 말린 옥수수값이 천정부지로 뛴다. 고국으로 돌아가자마자 옥수수를 사뒀다가 한두 달 뒤 팔면 스마트폰 판 돈의 세 배는 불릴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 돈이면 집도 사고, 새 스마트폰도 사고, 대학도 다니는 1석3조가 되지 않겠느냐는 거창한 투자 계획이다. 올림픽 전까지만 해도 산수를 몰랐던 그였다.

그는 스마트폰 파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막상 팔려고 하니 아까운 생각이 자꾸 들어서다. 그는 요즘 페이스북과 사진 찍기에 푹 빠졌다. 얼마 전 100여명이 한꺼번에 팔로어가 됐다. 영국 BBC가 그를 말라위 첫 올림픽 양궁선수로 소개하면서 생긴 변화다. 양궁에 시큰둥하던 정부까지 응원단을 파견할 만큼 알레오네는 스타가 됐다. 64명 중 꼴찌를 겨우 면한 62등을 했지만 말라위에는 금메달이나 마찬가지인 사건이다.

“70만콰차만 부르면 팔려고 했는데 개봉한 거라고 다들 그 값은 주지 못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가격을 더 내릴 생각은 없어요. 안 팔리면 그냥 제가 쓰면 되죠 뭐. 아, 이거 잃어버리면 안 되는데….” 부모님에게 집을 사드릴 것이냐, 비즈니스맨이 될 것이냐. 생애 첫 올림픽을 끝낸 알레오네의 ‘행복한 고민’이 스마트폰과 함께 시작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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