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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대기업이 위험하다

입력 2016-07-07 18:49:36 | 수정 2016-07-08 00:18:15 | 지면정보 2016-07-08 A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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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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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대기업의 ‘서든 데스(sudden death)’를 언급했다. 계열사 최고경영진 40여명이 참석한 확대경영회의 자리에서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그룹조차 ‘갑작스러운 죽음’을 얘기해야 할 정도로 세상의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다.

최근 수년 사이 전 세계 비즈니스맨에게 가장 충격을 준 것은 2011년 노키아의 추락이었다. 2005년 세계 최고의 필름메이커 아그파의 도산도 마찬가지였다. 덩치 큰 대기업은 큰 파도에도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이렇게 가면 한 번에 간다.

새로운 사업 기회를 눈 뜬 채 놓치고 어느날 갑자기 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기업은 위험하다. 문제는 이런 위험이 각 회사의 역량에 달린 게 아니라는 점이다. 대기업 자체가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다. 반기업 정서와 대기업 규제는 말할 것도 없다.

성공이 부르는 '갑작스런 죽음'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는 최근 20년 사이, 놀라운 성공을 거둔 신생 업체들이 나타났다.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우버, 에어비앤비, 카카오, 티켓몬스터, 배달의민족, 직방 등은 전부 기존 사업의 밖에서 나타난 기업들이다. 아무런 기반도 없는 이런 신생 회사가 순식간에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그보다는 수만배나 많은 인재와 자본을 갖고 있는 대기업이 헤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대기업에 이미 자리잡은 경영시스템과 성공 경험에 기반을 둔 관행이 이런 도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대기업에서 먹히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업 초기에는 아무리 괜찮아 보이는 아이템이라도 시장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 수익성은 수년간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태의 초기 비즈니스라면 대기업에선 보고서를 위로 올리는 것 자체가 안 된다.

기존 사업이 잘나가고 있을 때는 새 사업에 경영진이 별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하고 싶으면 해보든지…” 하면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기존 사업이 부진할 때는 더 어렵다. 새 사업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성공을 거둔 비즈니스 모델이 방해가 되기도 한다. 새 사업의 가치가 눈에 안 보이는 것이다.

혁신은 '아이디어+돈' 알아야

오죽하면 IBM이 기존 방식으로는 도저히 새로운 비즈니스를 담아낼 수 없어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전담하는 프로젝트인 EBO(Emerging Business Opportunities)를 새롭게 만들어야 했을까. 이 프로젝트의 주안점은 회사의 모든 부문이 EBO를 ‘회사의 미래’로 인식하는 것이다. 이런 장치가 없으면 신규 사업은 자원 배분 우선 순위에서 항상 밀리고, 주니어 간부가 맡았다가 한 번 삐끗하면 통째로 없어지기도 한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혁신은 ‘아이디어+돈’이다. 벤처기업은 아이디어는 있지만 돈이 없다. 대기업은 돈은 있지만 아이디어가 없다. 그러나 돈이 부족한 것은 채울 수 있지만,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 문화는 바꾸기 어렵다. 삼성그룹을 비롯해 많은 회사가 벤처기업 같은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대기업이 스타트업 문화를 만들기는 결코 쉽지 않다. 호칭이나 복장 변경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대기업이라는 성공 경험 자체를 잊을 때라야 겨우 가능해질 것이다.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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