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권 도전 출사표 낸 김용태 의원 "전대 통해 계파 청산…친박과 타협 않겠다"
새누리당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용태 의원(사진)은 1일 “혁신을 요구하는 어마한 흐름이 요동치고 있다. 당을 혁신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놓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의 전통과 역사, 정책 외엔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8월9일)를 한 달여 앞둔 현재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사람은 김 의원이 유일하다.

대표적인 비박(비박근혜)계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국민과 당원들이 전당대회에서 계파 청산을 해 줘야 한다”며 친박(친박근혜)계 후보와 정면승부를 벌이겠다고 했다. 또 “(친박과) 적당히 타협하고 아무 소리 말자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정한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등 ‘전당대회 룰’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친박계를 중심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규칙을 바꾸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그런 움직임이 있다면 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청 관계와 관련해선 “나 역시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을 해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지시를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려 해선 안 되고 3당 체제에 어울리는 당·청 관계를 정립해야 박근혜 정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아직 40대이고 3선인 김 의원이 당 대표가 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이 4·13 총선에서 참패할 줄 누가 알았느냐”며 “선거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어림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어 “내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러다 끓는 물 속 개구리처럼 그냥 죽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당원들이 많다”며 “혁신을 요구하는 흐름을 믿고 담대하게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말했다.

비박계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단일화 요구가 있으면 당당하게 응하겠다”며 “이길 자신이 있다”고 했다. 김 의원 외에 정병국, 이혜훈 의원 등이 비박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군 중 4·13 총선에서 정치적 타격을 입은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 대해 “죽은 카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유승호/박종필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