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화우가 지난 5월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ITR 아시아 택스 어워즈 2016’에서 ‘조세 쟁송 및 소송’ 부문 한국 최고의 로펌으로 선정됐다. ITR은 조세와 관련한 전 분야를 다루는 세계적인 전문 매체다.
법무법인 화우가 지난 5월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ITR 아시아 택스 어워즈 2016’에서 ‘조세 쟁송 및 소송’ 부문 한국 최고의 로펌으로 선정됐다. ITR은 조세와 관련한 전 분야를 다루는 세계적인 전문 매체다.
법률시장 3단계 개방 문제는 로펌에 ‘손톱 밑 가시’ 같은 존재다. 법률시장 개방이 법조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측하기 어려워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기 까다롭다. 당장 대표변호사들 앞에 로펌 차원에서 어느 정도로 에너지를 쏟을지, 어디에 얼마를 투자할지 결정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법무법인 화우 또한 마찬가지 고민을 갖고 있었다.

◆화우가 찾은 비책 ‘국내외 균형’

화우는 그 답을 화우의 역사 속에서 찾았다. 13년 전인 2003년 법무법인 ‘화백’과 ‘우방’이 하나로 합쳐 ‘화우’로 재탄생할 때 얻은 교훈이 있다. 당시 ‘우방’은 기업 자문을 주로 하던 로펌이었다. 반대로 ‘화백’은 송무(소송)에 강점이 있었다. 이 둘이 합치면서 화우는 송무와 자문의 균형점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균형 잡힌 로펌의 역량 덕에 화우는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고 국내 최고 수준의 로펌으로 자리 잡았다. 그 과정에서 공정거래·조세·지식재산권·기업형사·기업송무 등 여러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쌓았다.

임승순 화우 대표
임승순 화우 대표
화우는 여기서 얻은 ‘균형’이라는 교훈을 통해 법률시장 개방에 대비하는 전략을 짰다. 과거 국내 시장을 놓고 송무와 자문의 균형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범위를 넓혀 국내 무대와 국제 무대의 균형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임승순 화우 대표변호사는 “인바운드(국내 자문·소송)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는 더 강화해 경쟁력을 갖추고 아웃바운드(해외 자문·소송)에서는 화우만의 차별화된 전략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한쪽에 올인하지 않고 균형을 추구하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 조세 등 잘하는 분야는 더 투자

국내 소송에서는 공정거래·송무·기업형사·인사노동·조세·금융규제 등에 방점을 찍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해외 로펌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해도 오랜 전문성과 경험을 쌓은 화우의 각 분야 전문가를 뛰어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일명 ‘안방 지키기’ 전략이다. 임 대표는 “나라마다 고유한 규제 체계가 있기 때문에 해외 로펌들이 쉽게 국내 시장에 진입하기는 어렵다”며 “규제 문제에서 탁월한 역량을 갖춘 화우의 각 팀이 제공하는 최상의 법률 서비스가 글로벌 로펌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또 이미 강점을 갖고 있는 팀에 더 투자하는 것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는 밑거름이 된다고 화우는 판단하고 있다. 국제법과 연관된 국내 소송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화우 공정거래팀은 국제적 담합 문제나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각국의 주요 로펌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공정거래 분야를 동시다발적으로 다루는 사례가 많아져서다. 지난해 8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노키아의 휴대폰 단말기 사업을 M&A하는 사건에서 MS를 대리해 성공적인 M&A를 이뤄낸 것도 국내에서 쌓은 역량을 발판 삼아 해외 무대로 뛰어든 사례라 할 수 있다.

화우 인사노동팀은 국내 노동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최고의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기업의 통상임금 소송과 자문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또 한국에 진출하는 해외 기업이 한국 노동시장의 특성을 이해하고 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자문에 나서고 있다. 임 대표가 이끄는 화우 조세팀 또한 삼성그룹, 국민은행 등 사회적 관심이 쏠린 주요 조세 쟁송 사건을 성공적으로 처리해왔다. 화우 조세팀은 올해 세계적인 조세 분야 전문 매체인 ‘ITR’로부터 ‘조세 쟁송 및 소송’ 부문 한국 최고의 로펌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국제중재 등 강화해 해외 진출 박차

화우는 앞으로 국제중재 분야 같은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는 분야에 적극 투자할 방침이다. 임 대표는 “국제중재나 국제무역 등 해외를 무대로 활동하는 분야가 로펌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됐다”며 “그동안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상당 수준에 이른 만큼 앞으로는 국제소송 분야 전문성 강화를 로펌의 주요 전략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화우는 그동안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해외 사무소도 우즈베키스탄에 하나뿐이다. 앞으로는 해외 사무소를 늘리고 지역 전문가를 팀으로 조직해 해외 소송에 대비할 방침이다. 화우는 올해와 내년에 해외 사무소를 한 개씩 더 개설할 계획이다.

변호사들이 해외 업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더욱 강화한다. 그동안에는 5~6년차 변호사들에게 해외 유학을 갈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앞으로는 연차보다 변호사 개인의 역량을 보고 지원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과거에는 대부분 미국으로 유학을 갔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유럽이나 아시아 등으로 나가려는 변호사가 많아졌다”며 “이들이 화우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