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연 한일종합기계 회장이 낙탄회수장치와 타이어 제조설비 생산라인 등을 설명하고 있다. 박영태 기자
이정연 한일종합기계 회장이 낙탄회수장치와 타이어 제조설비 생산라인 등을 설명하고 있다. 박영태 기자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촌산업단지에 있는 한일종합기계의 이정연 회장(69)은 직원에게 늘 ‘긍정적 사고’를 주문한다. ‘뭐든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가 창의력과 혁신의 원천이라는 신념에서다. 1968년 창업한 이 회장은 이런 경영철학으로 한일종합기계를 광주 지역의 대표 기계설비 제조업체로 키워냈다. 타이어 제조설비, 발전 기자재 등을 제조하는 한일종합기계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낙탄회수장치를 개발해 국내는 물론 해외 발전소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화력발전소 비용 절감 기여

한일종합기계는 2년 전 낙탄회수장치를 개발했다. 화력발전소의 발전 연료인 석탄을 배에서 내려 저장소까지 컨베이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석탄을 회수하는 장치다. 2년에 걸쳐 3억여원을 들여 개발했다. 이 설비는 지난해 동서발전의 당진화력발전소에 시범 적용돼 연간 21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 회장은 “발전소마다 연간 낙탄 발생량이 22만여t에 이르지만 사람 손으로 회수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낙탄의 70%가량이 물청소 등으로 버려진다”며 “비용 절감은 물론 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낙탄회수장치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석탄 발전소들은 낙탄회수장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동서발전은 당진화력발전소 컨베이어 전 구간에 낙탄회수장치를 설치하고 호남화력발전소에도 일부 도입하기로 했다. 남부발전 서부발전 남동발전 등도 석탄발전소에 낙탄회수장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 회장은 “국내 5개 한전 발전 자회사가 낙탄회수장치를 도입하면 연간 200억원 이상의 석탄 도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곡물 철강 등으로 적용 분야 확대

한일종합기계는 낙탄회수장치 적용 분야를 곡물이나 철광석 하역 등 다방면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석탄 곡물 철광석 등 원자재를 배에 싣거나 하역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낙하 손실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 회장은 “호주 동남아시아 등지에 낙탄회수장치를 수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배에서 석탄을 효율적으로 퍼내는 버킷도 개발해 동서발전 등에 공급했다. 젖은 석탄이 버킷에 엉겨붙어 하역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다. 동서발전은 이 장치 도입으로 연간 12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파나마운하 수문도 제작

한일종합기계는 플랜트 분야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파나마운하 수문을 제작해 현대삼호중공업에 납품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광주·전남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아 지역 기계산업 육성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기계산업 기반이 취약한 이 지역 중소기업의 일감을 확보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역 산업 기반이 취약하다 보니 경기침체의 영향을 더 받는 것 같다”며 “지방자치단체 등이 발주하는 관급물량은 지역 중소기업에 우선권을 주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