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의 10%를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몫으로 나눠주던 부가세 방식에서 독립세로 바뀐 지방법인세(지방소득세 법인세분)가 논란이다. 지방법인세 세수는 지난해 5조138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0%(1조3041억원)나 급증했다. 지난해 법인세 세수 증가율이 5.6%인 것을 감안할 때 가히 ‘세금폭탄’이란 불만이 쏟아질 만하다. 기초 지자체(시·군)가 직접 세금을 걷으면서 법인세에 적용되던 각종 공제·감면혜택이 사라진 탓이다. 이로 인한 지방법인세 증가분이 9500억원(전체 증가분의 72.8%)에 달한다고 한다.

지방법인세가 독립세로 전환된 것은 지자체에 과세주권을 보장해주자는 취지였다. 중앙정부가 정책 목적에 따라 세율인하, 세감면을 할 때마다 지방세수가 위축되는 문제가 있어서다. 직접 지방법인세를 걷은 덕에 세수 신기록을 세운 지자체가 수두룩하다고 한다. 하지만 세금 늘어나는 것을 반길 사람은 없다. 단순히 감면제도 변경으로 1조원에 가까운 세금을 더 걷은 것을 정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세수가 급증한다면 세율을 낮춰야 마땅하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기업 소재 여부에 따라 지자체 간 빈익빈부익부가 더 심해지고 있다. 지방법인세 세수 1위인 화성시는 지난해 86.5% 급증한 3023억원을 걷은 반면, 연천군은 고작 9억3000만원이다. 격차가 2014년 154배에서 지난해 325배다. 이런 불균형을 방치할 순 없다. 이 때문에 정부가 지방법인세 절반을 도세(道稅)로 전환해 다른 시·군에 재분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수원, 화성, 성남 등 부자 지자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세수 지역주의’라 할 만하다.

지자체의 기업유치 노력은 인정해야겠지만 시·군이 혼자서 거둔 성과는 아니다. 전력, 용수, 도로 등의 필수 인프라를 자급할 수 있는 지자체는 없다. 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선 특정 기초단체가 법인소득세를 독식한다는 것도 그렇다. 게다가 각종 인허가권 대부분이 광역시·도에 있다. 지방법인세가 합리적 과세가 되려면 수익과 비용, 조세권과 정치구조가 일치해야 한다. 전면 조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