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암 1위, 이젠 대장암
올해 남성 대장암 신규 환자 숫자가 위암 환자 숫자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대장암 환자가 늘고 있는 데다 국가건강검진 사업으로 조기에 대장암을 찾아내는 환자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원영주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사업부장 연구팀이 1999~2013년 국내 암 발생기록과 1993~2014년 암 사망률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대장암 진단을 받는 남성이 2만3406명으로 위암 환자 숫자 2만3355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25일 발표했다. 위암은 수십년째 신규 남성 암 환자가 가장 많은 암이었다.

오승택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국가건강검진 사업을 통해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위암 환자는 급격하게 늘다가 주춤한 상황이고 대장암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 “채소 등을 많이 먹는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고 담배와 술을 끊고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기 검진을 받아 암이 되기 전 단계인 용종을 찾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25만4962명의 암 환자가 새롭게 생기고 7만5172명이 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예상 신규 암 환자 수인 28만556명, 사망자 수인 7만6698명에 비해 각각 2만5594명, 1526명 적은 것이다. 암 환자가 줄어드는 것은 갑상샘암의 영향이다. 연구팀은 과잉 진단·수술 논란의 영향으로 신규 갑상샘암 환자가 2만명 정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