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놔두고 남의 집에 사는 이유는…학교·직장
집을 소유하고도 다른 사람 집을 빌려 사는 ‘유주택 전·월세가구’는 직장 및 학교 때문에 전·월세 살이를 하지만 상대적으로 넓은 집에 사는 ‘여유 있는 계층’으로 나타났다. 또 교육비 지출이 자가 가구 등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9일 국토연구원의 ‘유주택 전·월세 거주 가구의 실태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유주택 전·월세가구는 2010년 약 144만가구를 기록했다. 유주택 전·월세가구는 직장 및 학교에 편하게 다니기 위해 이사했다. 한국노동패널 17차분 조사에서 분석 가능한 표본 6285가구 중 유주택 전·월세가구는 206가구다. 이 가운데 20.9%가 현재 다니는 직장이나 학교의 통근·등교 편의를 위해 새 거주지로 이사했다. 자가 가구(4030가구)와 순수 전·월세가구(2049가구)는 각각 9.2%(373가구)와 27.9%(570가구)가 취업 및 통근 등을 이유로 꼽은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답변이다.

유주택 전·월세가구는 또 ‘집 크기’(23.9%)나 ‘부모 봉양’(11.2%), ‘마트·공원 등 주변 편의시설’(9.2%) 등도 이사한 이유로 꼽았다. 자가 가구는 ‘내 집 마련’(49.3%), 순수 전·월세가구는 ‘낮은 집값이나 전세금’(30.8%)을 거주지 선택 요인으로 답했다. 유주택 전·월세가구는 다른 가구보다 집값 외 주거 여건을 더 고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 크기를 보면 유주택 전·월세가구는 평균 전용면적 84㎡로, 자가 가구(70㎡)와 순수 전·월세가구(69㎡)보다 넓었다. 고등학생 이하 자녀 수는 유주택 전·월세가구나 자가 및 순수 전·월세가구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