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팔라 계약 쇄도하자 한국GM 직원들만 억울?
[ 김정훈 기자 ] "나보다 늦게 계약한 일반인 고객은 벌써 차를 받았다는데, 9월 초에 신청한 난 1월 말에 출고해야 한다니…"

최근 '임직원 임팔라 출고 지연'이란 제목으로 한국GM 노동조합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19일 한국GM 노조 등에 따르면 준대형 세단 임팔라의 계약이 쇄도하면서 회사 임직원이 주문한 차량의 출고 날짜가 지연돼 일부 직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사측이 임팔라의 출고 적체 현상이 심해지자 임직원보단 '고객 출고'를 우선 순위로 권유하고 있어서다.

임팔라는 미국 GM(제너럴모터스) 본사의 디트로이트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 국내로 수입·판매되고 있다. 매월 한정된 물량 수급 탓에 사측은 신차 예약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직원들보단 일반인 출고를 먼저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임팔라의 대기 수요가 많고 당장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 고객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면서 "연말 연초 기업 임원들의 법인용 차량까지 제때 공급하기 위한 회사 방침도 일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임팔라는 지난달까지 1만대 이상 사전 판매량을 올렸으나 9월과 10월 각각 1634대, 1499대 출고돼 일부 고객들이 계약 해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쉐보레 인천지역 매장 관계자는 "11월에 임팔라를 주문하면 내년 4월은 돼야 출고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기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몇몇 고객은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부평 본사에는 직원들보단 고객들 먼저 임팔라를 출고하라고 내부 지침이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은 당초 월 1000대만 팔려도 성공적이라고 판단했으나, 임팔라의 계약 물량이 기대치를 넘어서면서 출고 지연 문제가 직원들까지 확대된 셈이다.

노조 측은 임팔라가 인기몰이에 나서자 내년 상반기 중엔 내수 생산으로 전환해 달라고 세르지오 호샤 회장과 제임스 김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에 요구하고 나섰다.

호샤 회장은 지난달 쉐보레 '블랙 에디션'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과 같은 인기가 이어진다는 가정 아래 (임팔라) 국내 생산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한국GM은 현대차 그랜저, 기아차 K7 등 경쟁 모델이 내년에 신형으로 교체되는 만큼 임팔라의 주문이 꾸준히 보장돼야 부평공장 생산 전환이 가능해진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임팔라는 초기 판매 단계로 내년까지 지금과 같은 판매 물량이 보장된 건 아닌 만큼, 내수 생산 여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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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