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이 쇼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이 쇼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할인 행사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의 판이 커졌다. 유통업계가 ‘노(no) 마진’ 상품을 내놓고 세일 참여 브랜드 및 할인 폭을 늘리는 등 혜택을 대폭 확대하기로 해서다.

불을 댕긴 건 롯데다. “마진을 줄여서라도 할인율을 높이라”는 신동빈 회장의 주문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130개 브랜드의 450개 품목에 대해 ‘노 마진’ 상품을 준비했다. 협력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포기하고 가격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총 100억원 규모로, 다우닝 L-알페온 4인 가죽소파(169만원), 캘러웨이 드라이버(20만원), 지이크 블루종 점퍼(12만원), 오브엠 구두(10만7000원) 등이 대표 상품이다.

테팔, 필립스, 나인 등 40개 브랜드는 신규로 세일에 참여한다. 메트로시티, 러브캣, 지고트, 박홍근 등 70개 패션·리빙 브랜드는 10~20%포인트 추가 할인한다. DKNY, 클럽모나코, 바이에토르 등 12개 수입 브랜드 상품을 10% 싸게 파는 ‘컨템포러리 페어’도 진행한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전무는 “소비자의 쇼핑이 한층 풍성해지고 내수 활성화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판 커지는 블랙프라이데이…'노 마진'·신상품 세일
현대백화점은 르까프, 케이스위스, 쿠쿠 등 50개 브랜드의 세일 폭을 10~20%포인트 확대한다. 앤디앤댑 등 40개 브랜드도 신규로 10~20% 세일에 들어간다. 직매입한 상품 할인율은 최대 90%로 높였다. 이탈리아 패딩 브랜드 ADD, 미국 패딩 브랜드 SAM 등 20개 브랜드가 대상이다. 오는 9~11일에는 패딩, 코트, 모피 등 겨울 상품 900억원어치를 최대 70% 싸게 파는 ‘블랙 하프 위크엔드’도 연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상품 할인 카드를 꺼냈다. 단독으로 수입하는 명품 브랜드 로베르끌레제리, 피에르아르디, 페이, 요지야마모토, 필립림의 가을·겨울 신상품을 30% 저렴하게 판다. 편집숍 분더샵과 분컴퍼니 할인율은 각각 최대 90%, 70%까지 끌어올렸다. 아동 편집매장 ‘분주니어’, 생활용품 편집매장 ‘피숀’ 등 10개 편집매장의 이월상품 할인율도 30~60%에서 50~80%까지 높였다. 홍정표 신세계 상무는 “1년에 두 번 진행하는 해외명품대전보다 할인율을 높이고 고객이 하루라도 더 쇼핑할 수 있게 정기 휴점일은 12일에서 19일로 바꿨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가전매장도 동참한다. 롯데마트는 8~14일 100개 자체브랜드(PB) 상품에 대해 ‘다다익선’ 행사를 연다. 같은 품목을 2개 구매하면 10%, 3개 이상 사면 20% 저렴하게 판다. 롯데하이마트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 초특가 상품을 기획했다. 500억원어치 14만대를 한정 판매한다. LG전자 830L 대용량 양문형 냉장고가 140만원대, 삼성전자 900L 4도어 제품이 190만원대에 나왔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