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무어의 법칙' 되살릴까
IBM이 탄소나노튜브상에서 전자(일렉트론)가 움직이는 원리를 밝혀냈다고 미국 경제잡지 포천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랜지스터 소재를 실리콘에서 탄소나노튜브로 교체해 반도체 칩(사진)의 초소형화와 고집적도를 가능케 하는 연구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IBM 연구진은 반도체 칩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전자를 움직여 특정 금속 원자를 탄소나노튜브에 결합시키는 방법을 찾아냈다. 포천은 “실리콘 재질의 트랜지스터를 탄소나노튜브 소재로 대체하기 위한 결정적인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 6개로 이뤄진 육각형이 관 형태로 연결된 신소재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불과하다. 실리콘 대신 탄소나노튜브로 트랜지스터를 제조하면 반도체 칩의 크기를 줄이면서도 용량은 더 키울 수 있다.

포천은 “반도체 칩 성능이 18개월마다 두 배로 향상된다는 ‘무어의 법칙’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탄소나노튜브를 활용한 기술이 개발되면 이 법칙이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IBM은 지난해 향후 5년간 30억달러(약 3조5420억원)를 반도체 칩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이 분야의 기술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삼성전자 등과 공동으로 7㎚ 공정으로 제조한 반도체 칩 시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포천은 IBM 연구진이 탄소나노튜브에서 전자의 이동원리를 밝혀냄에 따라 3㎚ 공정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고 전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