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그늘에 가렸던 현대리바트, 백화점 입점 '날개' 달고 고성장
현대백화점이 가구회사 ‘리바트’를 인수한 건 2011년 12월. 인수 직후인 2012년 5049억원과 32억원을 각각 기록했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6428억원과 341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대형매장을 늘리고 유아동 가구 ‘리바트키즈’를 내놓는 등 공격적 경영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올해도 호조세다. 1분기엔 일반 소비자 대상 판매(B2C)부문의 매출이 21.8% 증가해 ‘연매출 7000억원’ 목표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다.

○백화점 ‘후광효과’로 B2C 강화

현대리바트는 국내 가구 브랜드 중 유일하게 백화점 매장을 운영하는 곳이다. 현재 서울 목동, 신촌 등 현대백화점 8곳과 롯데백화점 11곳에 입점해 있다. 가구의 특성상 판매가가 높지 않으면 백화점 입점 비용과 대형매장의 운영비, 수수료 등을 감당할 수 없다. 현대백화점이 초기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현대리바트’ 브랜드를 고급화하기로 한 데 따른 파격적 조치다. 모기업의 후광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대형매장을 늘리는 건 B2C부문 강화를 위한 것이다. 소비자가 백화점에서 현대리바트를 접하는 빈도가 늘어날수록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전국의 거점 매장 매출도 덩달아 오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백화점에서 봤다면서 대리점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매장면적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엄익수 현대리바트 영업전략사업부장(상무)은 “현재 990㎡ 이상의 직영 대형매장을 8개 운영 중이고 하반기에도 2개점을 추가로 낼 예정”이라며 “내년까지 대형매장을 30개로 늘리고 매출뿐 아니라 수익성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리바트는 전국에 11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목표주가 평균 7만6000원”

백화점의 후방 지원 덕에 주가도 오름세다. 올초 유가증권시장에서 3만6000원(1월2일 종가)에 거래되던 현대리바트는 4일 전날보다 1.94% 오른 6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초보다 75%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1위 한샘(4일 종가 31만원)과의 주가 격차가 크다는 점, 수익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보여주는 주가수익비율(PER)이 23.7배(지난해 기준)로 동종업계 평균 PER(58.87배)보다 낮다는 점 등을 들어 ‘매수’를 권하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동종업계 경쟁사인 한샘, 에넥스와 비교해보면 주가 할인율이 40%에 달한다”며 “종합가구시장 점유율 2위, 부엌가구 점유율 3위, B2B 빌트인가구 1위라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성장성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표주가로 7만9000원을 제시했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매출 목표를 7000억원 이상으로 잡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현대리바트의 올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매출은 7092억원, 영업이익은 412억원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주가의 평균치는 7만6000원이다. 엄 상무는 “2013년부터 매년 20% 이상 생산설비를 확대해왔고 자재 종류를 50만개에서 5만개로 통합해 수익성을 높였다”며 “하반기에는 홈쇼핑에 새로 진출하고 B2C 주방가구 부문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