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이 올해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평가한 ‘가장 혁신적인 한국 로펌’에 선정됐다.

11일 FT에 따르면 율촌은 기업, 금융, 로펌경영 등 세 부문을 합산한 평가에서 국내 로펌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세종이 2위, 김앤장 3위, 태평양이 4위였다. 율촌은 아시아태평양 전체 로펌 중에는 킹앤드우드(호주·중국 합작), 길버트(호주), 모리하마다앤드마쓰모토(일본)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작년에는 국내 로펌에서 김앤장이 1위, 태평양이 2위였다.

율촌은 특히 금융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FT는 STX를 대리해 국내 최초로 공모사채를 출자전환하는 데 성공했으며, 리먼브러더스와 국제분쟁이 있었던 증권사를 대리해 복잡한 파생상품을 가치평가하는 과정이 혁신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율촌의 김기영 변호사(사법연수원 27기)는 “사채권자도 출자전환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프로젝트”라고 소감을 밝혔다. 율촌은 또 로펌경영 부문에서도 국내 로펌 가운데 최고 평가를 받았다.

세종은 기업 부문에서 국내 로펌 중 최고점을 받았다. FT는 “세종이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공해 우리금융 민영화건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세종 측은 “인수합병(M&A) 역사상 금융지주회사를 인적분할한 뒤 다시 흡수합병하고 이를 다시 은행으로 전환한 회사를 매각한 선례는 없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금융 민영화건은 송웅순 대표변호사, 김병태·이성훈·장재영 변호사 등이 법률자문했다. 김앤장은 우리은행의 10억달러 규모 채권발행을 돕는 등 기업과 금융 부문에서, 태평양은 우회상장을 통한 카카오와 다음 합병 사례 등 기업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사내변호사에 대한 평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8위를 차지해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1위에 알리바바(중국), 2위 엑센츄어(싱가포르), 3위 허니웰(중국), 4위에 텐센트(중국)가 오르는 등 중국 기업이 강세를 보였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