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화업계도 놀랐다…LG화학 대산공장의 '공정 효율 혁명'
LG화학 대산공장이 ‘LG 식구’가 된 지 올해로 만 10년이다. 옛 현대석유화학의 주력 공장이었던 ‘대산공장 1단지’는 현대석유화학이 1997년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채권단에 넘어갔다가 LG화학에 최종 매각됐다. 지난 10년간 대산공장 매출은 1조8100억원에서 5조7530억원으로 3.2배로 늘었다. 생산능력도 연 218만t에서 468만t으로 2.2배로 증가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LG화학이 대산공장에 쏟아부은 투자금은 1조7500여억원에 달한다”며 “지금은 일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도 놀랄 정도로 첨단 공장이 됐다”고 말했다.

◆LG그룹 대규모 투자로 부활

지난달 30일 찾은 대산공장은 3월15일부터 4월19일까지 이어진 정기보수 기간이 끝나고 나프타분해설비(NCC)의 막바지 공정 효율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LG화학 대산공장의 에틸렌 생산 규모는 현재 100만t에서 105만t으로 늘어난다. 김용택 LG화학 주재임원(상무)은 “정기보수가 끝난 뒤 공장을 다시 풀가동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싼값에 수입한 나프타를 본격 투입하는 2분기부터는 실적개선 추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장 가동률이 최고조에 달하는 오후 3시 무렵. NCC에 있는 통제실에서는 2명의 담당자(보드맨)와 6~7명의 직원만 근무하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전체 공장 면적을 감안하면 3300㎡(1000평)당 2.55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셈”이라고 귀띔했다.

이렇게 적은 인원으로 대규모 공장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LG화학이 지난 10년간 공정 효율화를 꾸준히 진행했기 때문이다. 신덕영 총무팀장은 “중국 톈진에 있는 LG화학 폴리염화비닐(PVC) 공장은 1개조를 16명으로 짜는 반면 대산공장은 5명으로 구성한다”며 “LG화학이 인수하기 전 720명이던 공장 임직원이 970명으로 늘었지만 그동안 증가한 매출과 생산능력을 감안할 때 증가폭이 큰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대산공장 생산능력을 더 늘리기 위해 주변 부지매입 작업을 하고 있다. 2017년 말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 중인 이 작업이 끝나면 대산공장 대지 면적은 기존 125만㎡에 154만㎡로 늘어난다.

LG화학 대산공장은 늘어난 생산 능력과 효율화된 설비를 앞세워 앞으로 고부가가치 상품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풍부한 자금과 저렴한 인건비로 밀어붙이는 중국 회사들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제품 경쟁력으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000억원가량을 들여 생산설비를 지은 뒤 2013년부터 만들고 있는 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는 LG화학 대산공장이 밀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SSBR은 저온에서도 탄성을 유지하는 특성을 지녀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이 차세대 친환경 소재로 주목하고 있다.

◆열악한 물류 환경 등은 과제

대산공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대전~당진고속도로 당진 나들목(IC)에서 공장까지 왕복 2차선 도로를 40분간 달려야 하는 열악한 도로 상황은 물류비용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산시와 충청남도가 나서 대전~당진고속도로 당진분기점(JC)과 대산공장을 직접 연결하는 도로 신설을 국책사업으로 꾸준히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두 차례 떨어지는 등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김 상무는 “직원들이 지역 고등학교에서 강의하는 등 재능기부로 지역 주민과의 거리를 좁히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 주민과 상생하기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대산=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