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지역 특급호텔들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6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IDB 연차총회에 48개 회원국의 재무장관과 고위 관료, 중앙은행 총재 등 4000여명이 참가하면서 행사 기간 객실 예약이 만실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들은 올 들어 부산에서 처음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가 1년 중 투숙객이 가장 뜸한 3월에 열려 올해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총회에 참가한 투숙객들이 호텔 식당 등 부대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참가 기관도 대규모 만찬을 잇따라 계획하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전 직원이 비상근무하고 있으며 연중 최대 성수기를 방불케 할 만큼 분주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연차총회 본부호텔인 파라다이스호텔의 신관과 구관 로비, 식당가, 커피숍 등은 중남미에서 몰려온 총회 참석자들로 붐볐다. 530여개 객실 중 최고급 스위트룸을 제외한 대부분 객실이 예약됐다. 이 호텔 객실은 연차총회 참석자들이 330여개를 사용한다. 웨스틴조선호텔도 IDB 연차총회 기간 객실 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이 호텔은 공식 만찬 일정으로 누리마루 행사를 포함해 4건이 잡혀 있다. 28~29일엔 로비에서 연차총회 개최를 축하하는 라틴 공연이 예정돼 있다.

그랜드호텔도 총회 기간 420여개에 달하는 객실이 모두 예약됐고, 주한 유럽상공회의소 주최 연회가 잡혀 있다. 호텔 관계자는 “비수기에 열린 이번 총회로 특급호텔 객실 매출이 30% 이상 증가하는 등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전시컨벤션 행사가 매년 늘면서 해운대 호텔들이 성장세를 이어가자 해운대에 호텔 신축을 준비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정 부산시 IDB연차총회지원단 담당관은 “한국에서 IDB 연차총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그동안 국내에서 열린 중남미 관련 행사로는 최대 규모”라며 “이번 회의의 생산 유발액은 159억원, 부가가치 유발액은 7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IDB는 중남미지역의 지속적인 경제·사회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1959년 설립된 기관이다. 한국은 2005년 아시아 국가 중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입했다. 멕시코 칠레 페루 콜롬비아 등 중남미 회원국의 기업인들도 연차총회 기간 한국을 방문해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투자설명회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중남미지역에 진출하거나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