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교수 51명, 6년간 논문 한 편도 안 썼다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중 51명은 지난 6년간 단 한 편의 논문도 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5개 로스쿨에 재직 중인 전임교원(정교수 부교수 조교수) 906명이 로스쿨 출범 첫해인 2009년부터 작년까지 쓴 논문은 총 1만1144편이었다.

교수 1인당 6년간 평균 12.3편, 1년에 두 편 정도의 논문을 썼다. 51명(전체의 5.6%)은 논문을 한 편도 쓰지 않았고, 5편 미만의 논문을 펴낸 교수는 236명(26%)이었다. 20편 이상의 논문을 쓴 교수는 169명(18.7%)이었다.

박홍근 의원은 “로스쿨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기대가 큰 상황에서 일부 교수의 연구실적이 미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로스쿨 평가 과정에서 논문 게재 편수 등을 확대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쿨 교수 1인당 논문 게재 실적은 제주대가 18.1편으로 가장 많았다. 경희대(15.9편), 성균관대(15.5편), 중앙대(15.2편), 서울대(14.9편), 고려대(14.5편), 영남대(13.9편) 등의 순이었다.

대부분 국내용이었다. 전문 학술지에 게재된 국제 전문논문은 99편(0.9%)에 불과했고, 국제 일반논문은 236편(2.1%)이었다.

고등교육법이나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에는 논문 게재 건수 등을 평가하고 있지 않다. 다만 대한변호사협회 법학전문대학원평가위원회에서 자체 지침을 만들어 전임 교원의 연구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임 교원 1인당 8편, 학교 전체 교원이 평균 5편 이상을 쓰면 합격점을 받는다.

로스쿨 관계자는 “판·검사나 변호사 출신 실무 교수와 외국인 교수, 퇴직을 앞둔 교수의 논문 실적이 미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론 교수와 실무 교수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판사 출신인 한 로스쿨 교수는 “논문 건수가 아니라 실무 교수가 변호사로 일할 수 있도록 해 이를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수 인재 양성이라는 로스쿨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교수 논문 등을 엄밀하게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규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도 “부실한 로스쿨 교수를 퇴출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석준/고재연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