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일 준공한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신규라인에서 한 직원이 반도체 설계도가 새겨진 마스크를 살피고 있다
지난해 9일 준공한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신규라인에서 한 직원이 반도체 설계도가 새겨진 마스크를 살피고 있다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 부품(DS) 부문 내 반도체 사업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스마트폰 등 무선사업을 책임지는 IT·모바일(IM) 부문 전체 실적을 다시 앞질렀다.

직전 분기인 3분기에 삼성전자 '캐시카우' 사업부인 IM 부문 실적을 앞지른데 이어 2분기 연속 분기 전사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다. 전자 산업 맞형 격인 반도체 사업이 스마트폰 수익성 감소에 따른 전사 실적 추락을 다시 떠받힌 셈이다.

29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확정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 부문 영업익이 2조7000억원, IM부문은 1조96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사 영업익 5조2900억원 가운데 반도체 부문 비중이 약 51%로 절반이 넘었다. IM부문 영업익은 약 37%로 반도체 부문이 약 14%p 이상 높았다.

IM부문과 반도체 부문 실적 역전 현상은 직전 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지속됐다. 반도체 부문은 지난 3분기에도 영업익 2조 2600억원으로 수익성이 3년 전 수준으로 악화한 IM부문(1조7500억원)을 추월한 바 있다.

2012년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던 통신 부문이 정보기술(IT) 영역 전반을 아우르는 IT·모바일(IM) 부문으로 바뀐 이래 처음이었다. IM부문의 전신인 통신 부문으로 따지면 2011년 3분기 처음으로 무선사업 부문 영업익이 2조5200억원으로 반도체(1조5900억원)을 앞질렀다.

D램 메모리 반도체 및 시스템 LSI, 3차원 V 낸드 플래시 등 신기술을 앞세운 반도체 사업 부문이 삼성전자 최대 실적 효자 노릇을 다시 톡톡히 한 셈이다. 2009년 아이폰 혁명 이후 갤럭시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 및 태블릿, 웨어러블(입는) 모바일 기기 생산 등으로 전사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무선사업의 수익성을 다시 뛰어넘은 셈이다.

반도체 부문은 특히 매출 대비 영업익 면에서 수익성이 더욱 탄탄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4분기 매출 면에서는 여전히 IM부문이 26조2900억원으로 반도체 매출 10조6600억원을 앞질렀다.

반도체의 영업이익률은 25%로 높지만 IM은 7.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100만원어치를 팔아 25만원 수익을 남겼다면 스마트폰 사업은 7만4000원 밖에 수익이 안남았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명실상부 '실적 효자' … 다시 '갤럭시' 추월(종합)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이 4분기에도 호조를 보인 배경에 대해 "메모리 10나노급 공정 전환 및 신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수익성을 확보했고, 지난해 상반기부터 분기 10억달러 이상 매출을 이어온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칩셋을 생산하는 시스템LSI 사업도 20나노 모바일 AP 공급 증가와 LSI 제품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역시 반도체 부분 호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메모리 시장에서 서버 및 모바일, SSD향 고용량 신제품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스템LSI는 14나노 핀펫(FinFET) 제품의 안정적 공급과 아이소셀(ISOCELL) 고화소 CIS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 회복을 추진한다.

중장기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파운드리 거래선 다변화와 모바일 AP 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예상되지만 시스템LSI에서 14나노 제품 양산을 본격화해 거래선에 신제품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삼성전자는 올해 D램의 경우 20나노 공정 전환을 통해 원가 절감을 지속 추진하고 서버와 모바일향 고용량 신제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 4분기 전사 실적은 반도체 호조 및 IM 부문 실적 개선으로 직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약 11% 증가, 이익률이 소폭 올랐다. 이로써 지난 한해 전사 매출은 206조2100억원, 영업익은 25조300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보통주 1주당 1만9500원, 종류주 1주당 1만95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13년에는 미치치 못하지만 지난해(1만4300원, 중간배당+기말배당)보다 배당액은 오히려 약 37% 증가했다. 기말 배당 1만9500원에 지난해 진행한 중간 배당 500원을 합하면 총 2만원으로 실제 배당액 증가폭은 약 40%에 달한다. 배당금 총액은 2조9246억원으로 2013년 기말 현금배당액 총액(2조1600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지난주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주식 현금배당을 54%, 43% 확대한 데 이어 삼성전자 역시 배당 강화로 주주친화 정책을 시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