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축기 혈압(최고혈압)이 100㎜Hg 미만인 노인은 정상 혈압보다 순환기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두 배 이상 높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의학(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오희철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와 이상욱 가톨릭관동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인천시 강화군에 사는 55세 이상 농촌 주민 6300여명을 1985년부터 2008년까지 약 24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발표했다.

저혈압은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정상보다 떨어진 상태다. 심장의 짜내는 힘이 떨어지거나 혈관 속을 흐르는 피의 양이 줄었을 때, 아니면 혈관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다. 저혈압 상태가 되면 몸은 적정량의 피를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오 교수는 “수축기 혈압이 100㎜Hg 미만 저혈압 상태인 65세 이상 노인들은 정상 혈압(수축기 혈압 100~119㎜Hg)을 가진 노인에 비해 뇌졸중과 허혈성 심장질환 등의 순환기질환 사망위험이 2.1배 높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축기 혈압이 90㎜Hg 미만으로 더 낮은 경우에는 정상 혈압군에 비해 순환기질환 사망위험이 2.9배나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는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저혈압 상태에서도 경각심을 갖고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의 중증 순환기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건강한 생활 양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