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선후보 지지율 1위 질주에…'대세 vs 거품' 의견 분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새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에 오르면서 대세로 이어질지, 일시적 거품일지를 두고 정치권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에선 아직 여야 대선주자들이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반짝 거품으로 끝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반면 여야 모두 확실한 지지 기반을 가진 대선 후보들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반기문 대세론’이 지속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정치전문가 및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대체로 반기문 대세론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국민이 현 국내 정치인들에게 신뢰를 주지 않고 끊임없이 새 사람을 찾는다”며 “반 총장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론전문가들은 반 총장이 임기가 끝나는 2016년 말 이후 차기 대선이 있는 2017년 중반께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2017년 설을 전후로 해서 정치권과 의사를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여권으로 나선다면 아직 마땅한 후보가 없는 친박근혜계와, 야권으로 나선다면 친노무현계가 아닌 비노무현계와 손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 교수도 “2017년 7월께 등장할 것”이라며 “문재인 박원순 등 유력 주자가 많은 야당보다는 아직 뚜렷한 후보군이 없는 여권 쪽으로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부 정치권에선 기존 대선 후보들이 전면에 나서 확실한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유권자를 장악한다면 반 총장 같은 제 3후보들의 인기는 쉽게 사그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지역주의나 특정 정파를 통한 교조적 노선을 취했던 역대 대선주자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주자들이 아직 없기 때문에 반 총장이 일시적으로 부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 여야 정치인들이 지금의 반 총장 인기 이유에 대해 냉철하게 판단해 자신들의 단점을 보완한다면 인기가 쉽게 사그라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