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시행 한 달] 직접투자해보니 수익률 마이너스…투자전략 어떻게 조정할까
# '후강퉁(水+扈港通)' 시행이 17일로 한 달을 맞았다. 지난 달 후강퉁 투자 방법을 알기 쉽게 소개하기 위해 [한경닷컴] 기자가 직접 A주를 매매했다. 후강퉁이 시행되기 전 대형 증권사를 찾아 A주 투자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증권사들이 쏟아낸 추천주들 중 가장 많이 언급된 종목을 추리는 등 투자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그렇게 단단히 준비하고 투자했지만 1개월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7%로 집계됐다. 1주당 37위안에 매입했던 주가는 지난 16일 34위안으로 추락했다.

17일 홍콩과 상하이 증권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 제도가 시행 한 달을 맞았다. 첫 날 상하이증시에 일일 순매수 금액이 한도를 초과하는 등 '축포'를 터뜨렸지만 최근 한도 소진율이 10%대로 내려앉았다. 증권사들의 추천 종목과 실제 1개월간 상승률이 높았던 종목에도 차이가 났다.

지난 한 달간의 흐름으로 미뤄볼 때 향후 후강퉁에 대한 투자전략은 어떻게 조정해야 할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내수소비재에 장기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 후강퉁 한 달 '개인이 보험·증권주 샀다'

국내 투자자들이 후강퉁을 통해 A주를 순매수한 금액은 지난 15일 기준으로 12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 달 17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후강퉁을 통한 전체 순매수 금액은 656억위안(한화 약 11조6007억원)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가 전체의 1%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도 소진율은 첫날 100%를 달성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대체로 10~20%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이달 9일에는 8.9%, 한 자릿수로 떨어지기도 했다.

후강퉁에 대한 열기가 식은 것은 최근 중국 증시가 급등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가 단기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투자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지난 8일 상하이증시는 3000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상하이증시가 3000선을 돌파한 것은 2011년 4월 25일 이후 3년8개월 만이다.

주요 투자자가 기관이 아닌 개인 투자자인 것도 한 요인이다. 기관 투자자의 경우 기존에도 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가(RQFII)를 통해 A주에 투자해왔기 때문이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후강퉁이 탄력을 받으려면 해외 기관들이 움직여야 하지만 기관보다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가 많았다"며 "후강퉁 시행 후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대금은 3.5배 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거래대금이 가장 많이 쏠린 종목은 중국평안보험이다. 한 달여간 107억위안의 거래대금이 쏠리며 수익률이 28% 가량 뛰었다. 이어 중신증권(60억위안), 귀주모태주(48억위안), 상하이자동차(45억위안), 대진철도(43억위안) 순이다. 이외에 초상은행, 공상은행, 중국태평양보험그룹, 상하이포동발전은행 등이 뒤를 이었다.

◆ 고액자산가, 후강퉁 관심 '지속'

최근 A주에 투자하는 국내 고액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도 상하이증시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자산가들의 수요를 이끌고 있다. 최근 3000선을 돌파했던 주가가 조정 국면에 돌입하면서 후강퉁 투자에 다시 관심이 쏠린 것이다.

조지연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 팀장은 "상하이증시가 2800~3000포인트에서 숨고르기에 돌입하자 고액자산가들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내년에도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로 떠오르며 투자자들이 자금 투입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향후 주목할 종목으로는 귀주마오타이, 청도하이얼, 상하이자동차, 내몽고이리실업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내수소비주를 꼽았다. 증권·보험주의 경우 전망이 밝지만 이미 큰 폭으로 올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장기투자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후강퉁은 단발적인 이벤트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향후 심천시장 개방까지 염두에 두고 장기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민 연구원도 "지난 한 달간 외국인의 거래가 활발했던 종목들 중엔 고배당주가 많았다"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려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미뤄볼 때 국내 투자자들도 이러한 흐름에 편승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