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가 운영하는 서울 양재동 오토갤러리 내 인증 중고차(BPS, BMW 프리미엄 셀렉션) 매장. 약 40여대의 차량이 매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김정훈 기자)
BMW코리아가 운영하는 서울 양재동 오토갤러리 내 인증 중고차(BPS, BMW 프리미엄 셀렉션) 매장. 약 40여대의 차량이 매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김정훈 기자)
[ 김정훈 기자 ] "미니쿠퍼 디젤을 신차보다 싸게 알아보고 있습니다. 신차 사면 가격이 금방 깎이니깐 주변에서 수입차는 중고로 많이 구매하는 편입니다."

지난 26일 찾아간 수입 중고차 매매단지인 양재동 오토갤러리. BMW 중고차사업부(BPS) 매장에서 만난 박모 씨(36)는 "신차 같은 깨끗한 중고 미니를 알아보러 왔다"고 말했다.

주행거리 3000㎞를 뛴 2013년식 미니쿠퍼S(디젤)는 2450만 원 가격표가 붙어 있다. 신차 가격은 3240만~3870만 원. 인기 모델인 520d의 경우 주행거리 1만㎞짜리 차값은 신차 대비 1000만 원 싸게 거래된다.

◆ 알뜰족, 연말 중고차에 눈독…독일차는 '인증' 중고차 늘어

연말을 앞두고 시세가 떨어진 중고차를 장만하려는 소비자들 발걸음이 중고차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12월은 중고차 시세가 가장 떨어지는 달이다. 해가 바뀌기 전에 내 차를 중고차로 팔겠다는 운전자들이 늘어나는 시기여서 매물도 넘쳐난다.

전시 차량(중고품) 80대를 보유중인 BMW 양재동 중고차 샵은 상당수 차량이 Sold(판매 완료) 딱지가 붙었다. 매장을 다녀간 고객들이 예약금을 걸어놓는 차들이다. 이곳 매장에선 한 달에 120대 정도 거래된다.

매장 직원은 "보증기간이 끝난 중고차라도 구매 고객에게 1년 2만㎞ 추가 보증을 해주고 있다" 며 "800만 원 한도 내에서 부품 결함이 생기면 무상수리도 해준다"고 소개했다.

BMW뿐만 아니라, 벤츠, 재규어 등 고급차 업체들이 중고차를 구매해도 보증을 해주는 '인증중고차'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고차 시세 관리가 안되면 신차 판매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천 중고차 오토맥스 단지의 강유석 대표(착한차집)는 "중고차 시장이 커진 만큼 관련 업계 종사자들 수도 부쩍 늘었다" 며 "경쟁이 심화돼 중고차 거래가 예전보다 건전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중고차는 2011년부터 연간 거래량이 300만 대를 넘어섰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330만 대(수입차 13~14% 추산)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 규모도 연간 30조 원대에 이른다.
26일 서울 양재동 수입 중고차 매매단지인 오토갤러리. 평일에도 중고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정훈 기자)
26일 서울 양재동 수입 중고차 매매단지인 오토갤러리. 평일에도 중고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김정훈 기자)
◆ 수입차 베스트셀러는 중고차도 '귀한 몸'

중고 수입차는 신차 시장의 확대 영향으로 커지고 있는 추세다. 수입차 업계 1위인 BMW 자동차의 거래량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가장 활발하다.

중고차 거래업체 SK엔카에 따르면 11월 현재 BMW 5시리즈와 3시리즈 거래가 많고 아우디 A4· A6, 벤츠 C클래스와 E클래스, 폭스바겐 골프와 티구안 등 인기 차종의 거래가 많은 편이다.

특히 수입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티구안은 2012~2013년식 중고차가 2700만~3200만 원에 매물 가격이 형성돼 있다. 신차 가격(3840만~4480만 원)보다 1000만 원 이상 싸다.

SK엔카 관계자는 "티구안은 신차 시장의 인기에 힘입어 중고차 시장에서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며 "올 여름 등록대수 30위에서 11월에는 10위권으로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거래 시장이 활성화됐지만 사업자들은 영업 환경이 갈수록 어렵다고 호소한다. 강신선 오토갤러리조합 부장은 "중고차를 취급하는 사업자들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돼 거래량이 줄고 있다" 면서 "중고차 마진이 없어도 세금을 내야하는 현행 과세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