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찍은 프라하 구시가 교탑 대문.
1920년대 찍은 프라하 구시가 교탑 대문.
서울역사박물관은 2014년 서울·프라하 국제교류전인 ‘프라하, 유럽 중앙의 요새 특별전’을 20일부터 내년 2월1일까지 연다. 프라하시립박물관과 공동 개최하는 이번 특별전에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체코 수도 프라하의 성곽과 첨탑 등 요새를 살펴볼 수 있다.

1000여년에 걸친 프라하의 성곽 축성과 요새화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프라하의 침략과 방어에 관련된 유물과 도시의 건설, 건축 자재, 도시 구조와 관련된 유물이 전시됐다. 전시장 안에 성벽 모양의 전시벽을 세워 유물을 그 안에 전시한 점이 흥미를 끈다. 이 전시벽 앞에선 프라하의 생활상을 볼 수 있고 후면에는 포위 공격전의 모습이 펼쳐진다.

카렐 쿠체라 프라하시립박물관 학예사는 프라하를 서울과 비교하면서 “서울은 풍수지리에 기초해 강 한쪽에만 도시가 세워졌지만 프라하는 다른 유럽 도시들처럼 강 양쪽에 도시가 만들어졌다”며 “큰 강 부근의 분지에 위치하고 성곽이 언덕에서 강가 저지대로 연결되는 모습은 서울과 프라하의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프라하 성곽 축성의 역사는 10세기까지 올라간다. 시간이 흘러 왕도의 규모가 커지자 성곽의 둘레도 길어졌고 중세에 이르러 도시 전체 성곽은 상호 연결된 원형 요새 성벽이 됐다. 토성 위에 통나무 목책을 세운 초기 성채부터 중세 절정기의 석성, 탑, 참호와 성문 등의 구조물, 화기 사용과 관련된 방어 시설까지 유럽 요새 구축 기술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곳이 프라하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