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스마트폰 약진에 반도체장비 주문 급증"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우리 장비를 찾는 고객사가 크게 늘었습니다.”

곽노권 한미반도체 회장(76·사진)은 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반도체장비 전시회 ‘2014 세미콘 타이완’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스마트폰 부품을 만드는 대만 반도체 업체뿐만 아니라 중국 대형 반도체 기업과도 신규 납품 계약을 논의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후공정용 패키지 장비를 만드는 회사다. 회사 매출의 약 45%를 ASE, 스필(SPIL) 등 대만 및 중국 반도체 패키지 업체와의 거래를 통해 올리고 있다.

이들 기업이 만든 패키지는 퀄컴 미디어텍 등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칩 업체나 TSMC 등 파운드리 업체(반도체 제조만 전문으로 하는 기업)를 거쳐 중국 스마트폰에 들어간다.

곽 회장은 “시장점유율 약 80%로 1위인 비전플레이스먼트(불량 패키지를 검사해 선별하고 분류하는 장비)는 경쟁자가 따라오지 못하게 기존 제품보다 생산성과 정밀도를 20% 정도 높여 출품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3년 전에 선보인 플립칩본더(소형 반도체 패키징 장비)는 정밀도를 크게 높였다”며 “시장 규모가 연간 1000억~1500억원 안팎인 비전플레이스먼트보다 훨씬 큰 6000억~7000억원에 달하고 반도체 소형화 추세에 따라 매출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장비가 앞으로 한미반도체의 새로운 주력 상품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지난 상반기 삼성전자 베트남공장에 지문인식 부품용 몰딩 장비(몰드 프레스) 40대를 약 100억원에 납품했다”며 “스마트폰의 지문인식 기능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관련 장비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지문인식 부품 업체들과도 장비 납품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곽 회장은 “올 8월까지 매출이 1200억원을 넘어 작년 연간 매출을 뛰어넘었다”며 “작년에 주당 500원이었던 배당을 올해 늘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타이베이(대만)=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