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20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추인을 유보한 데 대해 “정당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세월호 사고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세우는 데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며 “아무리 그래도 법과 질서를 벗어나는 합의는 여당으로서 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금 국회는 세월호 블랙홀에 빠져 국민을 위한 민생경제 법안을 하나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가 세월호에 묶인 동안 경제 활성화 골든타임이 화살처럼 지나가고 경제 침체를 탈출할 절체절명의 기회가 눈앞에서 사라질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무거운 책임이 있는 대표의 자리에서 합의한 것이 또 뒤집힌다면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CBS라디오에 나와 “유가족을 충분히 배려해야 하지만 100% 유가족을 만족시킬 수 있는 안은 없다”며 “합의의 근간은 유가족도 유가족이지만 국민 전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 사회의 법과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어떤 사건이든 피해자가 가해자를 조사하고 수사하는 것은 문명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인 유가족들을 찾아가 면담했다. 그는 면담을 마친 뒤 “저희가 잘못이 있으니 용서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추가 재협상 가능성에는 “그건 못한다고 말씀드렸다”고 선을 그었다. 여야 합의를 또 파기한다면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유족 설득을 통해 합의안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단식농성 중인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를 만나 달라고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제 박 대통령도 유민 아빠를 만나 세월호 참사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의 우윤근 정책위원회 의장과 안산 지역 의원들은 유가족 설득에 나섰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