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충영 신임 동반위원장에 드리는 고언
그러나 안 위원장의 취임을 마냥 축하만 할 수는 없다. 정치적 오류에 기초해 설립된 단체를 이끌면서, 역시 경제학자 출신인 전임 위원장들(정운찬, 유장희 씨)처럼 스스로 혼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경제에 정치가 침투하고 정치논리가 오남용될 때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는 안 위원장이 그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적합업종은 법제화가 아니더라도 자율합의라는 명목 아래 규제보다 더한 규제로 변질돼 있다는 사실을 규제개혁위원장을 지낸 그가 모를 리 없다. 그래서 더욱 어려운 입장이다.
동반성장이라는 듣기 좋은 구호가 현실에선 동반퇴보로 나타나고 있다. 3년간 적합업종을 운영한 결과 진입이 막힌 대기업이나 보호해주겠다는 중소기업이나 정체 상태이긴 매한가지다. 오히려 시장만 더 협소해지고 내수투자를 틀어막는 판국이다. 그 틈새에서 규제대상이 아닌 외국계 기업과 중견기업들만 재미를 본다. 보이는 경쟁만 주목하고 보이지 않는 경쟁은 아예 못 보는 근시안적 탁상공론인 탓이다. 중소기업 스스로 혁신노력이 전제되지 않는 한 그 어떤 보호대책도 효과를 낼 수 없다. 부디 안 위원장은 관변 이코노미스트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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