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31일 오후 2시40분

상장 준비 중인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이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분할한다. 당초 200원으로 분할하려던 방침을 바꿔 더 잘게 쪼갠다는 얘기다. 유통물량은 더 늘리고 공모가는 최대한 낮춰 주식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제일모직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주당 100원으로 액면 분할키로 결의했다. 제일모직이 이같이 분할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액면가가 가장 낮은 세 번째 기업이 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723곳 가운데 액면가 100원 기업은 미래산업, 주연테크 등 2곳에 불과하다.

제일모직은 당초 200원으로 액면 분할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거래소 상장규정상 의무공모 비율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200원으로 분할해도 충분히 요건을 맞출 수 있다. 200원으로 액면 분할하면 제일모직 발행주식 수는 250만주에서 6250만주로 늘어난다. 5000만주만 넘으면 일반주주 소유 비율과 공모주식 수 비율이 ‘25% 이상’에서 ‘10% 이상’으로 감소해 발행회사의 공모 부담이 한층 줄어든다.

그런데도 제일모직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액면가를 100원으로 쪼개기로 했다. 현행 상법에서 액면가는 주당 100원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100원 미만으로의 액면분할은 불가능하다. 발행주식은 총 1억2500만주로 늘어난다. 제일모직 주가(액면가 5000원)는 장부가 기준으로 209만원 수준이다. 공모 시에는 300만원대로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투자자들이 사고팔기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 회사 주식을 100원으로 액면 분할하면 공모가가 분할 전의 50분의 1이 된다. 분할 전 공모가가 300만원이었다면 분할 후에는 6만원대로 낮아진다. 이는 고가주의 액면 분할을 적극 권장, 유동성을 늘리고 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한국거래소의 방침에도 부합한다.

제일모직은 액면분할 등을 거쳐 이르면 오는 9월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