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콰이아’ 브랜드로 유명한 제화업체 EFC가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했다. EFC는 30일 “전날 열린 채권단 회의에서 워크아웃 신청이 최종 부결됨에 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본지 6월12일자 A20면 참조

에스콰이아, 결국 법정관리 신청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려온 이 회사는 지난 2월 저축은행 대출금 50억원을 연체했고, 3월에는 국민은행 등 주채권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실사 결과 기업 계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았고 대주주가 회사를 살릴 의지를 보이지 않아 회생이 어려워 보인다”며 워크아웃에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EFC는 31일로 채무유예 기일이 종료돼 은행 대출금을 상환해야 할 상황이다. 부채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1178억원에 이른다.

1961년 설립된 이 회사는 1990년대까지 금강제화, 엘칸토와 더불어 ‘3대 토종 구두’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매출이 2002년 263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9년 1670억원까지 줄었고, 그해 사모펀드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에 매각됐다.

EFC는 사모펀드에 팔린 뒤 2011년 매출이 2036억원까지 반등하며 부활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매출이 다시 줄어 지난해에는 1562억원까지 떨어졌다.

EFC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160여개에 달하는 중소 협력업체의 연쇄 부도가 우려된다. EFC의 협력사들은 그동안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는 식으로 납품대금을 받아왔다. 하지만 담보능력이 없어지면서 협력사들은 300억여원의 빚을 고스란히 떠안을 처지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EFC 협력업체 대부분은 EFC와만 거래해왔지만 경영난 이후 납품이 중단돼 이미 공장 가동을 중단한 곳이 상당수”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에스콰이아가 회생 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갈수록 해외 구두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어 국산 구두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