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처럼 생각하는 인공지능 대화 프로그램 '유진' 튜링 테스트 첫 통과
사람과 어색하지 않게 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준’을 통과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처음 등장했다.

영국 레딩대는 8일(현지시간) ‘유진 구스트만’이라는 슈퍼컴퓨터로 구동되는 대화 프로그램인 ‘유진’(사진)이 왕립학회가 실시한 인공지능 기준인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튜링 테스트는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리는 전산학자 앨런 튜링이 고안한 방법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암호 해독에 성공하기도 했던 튜링은 1950년 철학 저널 ‘마인드(Mind)’에 발표한 논문에서 인공지능 컴퓨터의 기준을 제시했다. 이 개념을 이용해 만든 것이 튜링 테스트다. 컴퓨터 전문가들이 조사 대상 컴퓨터와 문자로 5분간 대화한 뒤 30% 이상이 대화 상대가 컴퓨터인지 인간인지 구분하지 못하면 합격한 것으로 간주한다.

튜링 서거 6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테스트는 레딩대 시스템공학부와 유럽연합(EU)의 재정 지원을 받는 로봇기술 법제 관련 기관인 ‘로보로’가 공동 주최했다. 심사위원의 33%는 유진 구스트만이 컴퓨터인지 인간인지 구분하지 못했다. 합격 기준인 30%를 처음 통과했다.

유진 프로그램은 러시아 태생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블라디미르 베셀로프와 우크라이나 출신인 유진 뎀첸코가 공동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우크라이나에 사는 13세 소년인 것처럼 사용자들과 대화를 나눈다. 개발자인 베셀로프는 “유진이 뭔가 모르는 것이 있더라도 상대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13세라는 나이를 설정했다”며 “믿음을 주는 캐릭터를 개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