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18일 오후 3시2분

보광그룹 계열사인 STS반도체가 필리핀 현지 상장을 추진한다. 성공할 경우 국내 기업 해외 법인이 필리핀 증시에 상장하는 첫 사례가 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TS반도체는 필리핀법인(PSPC)을 현지 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지난 7일 승인신청서를 필리핀 거래소에 제출했다.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승인 시점은 다음달 말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이번 상장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기존 지분을 일반투자자에게 공개매각(구주매출)해 1875만달러(약 194억원) 정도를 조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8년 삼성전자에서 분사한 STS반도체는 반도체 후공정(패키징과 테스팅) 전문업체다.

삼성이라는 든든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STS반도체는 적자로 전환했다. 반도체 후공정 업황 악화에 따른 납품량 감소와 코아로직 등 자회사의 부실 탓이다. 매출은 5408억원으로 전년(5984억원) 대비 소폭 줄었지만 영업실적은 2012년 218억원 이익에서 지난해 132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STS반도체는 이번 상장으로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상장을 추진하는 필리핀법인은 STS반도체 종속회사 가운데 실적이 가장 양호한 회사다. 지난해 STS반도체가 가동하고 있는 3개의 해외 생산기지 중 유일하게 매출이 증가했고 149억원가량의 순이익도 올렸다. STS반도체는 보광그룹 계열사인 BK LCD가 최대주주(19.29%)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