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흑자 '사상 최고'…환율 하락 압력 커졌다
지난해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역대 최고치인 79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율은 주요 20개국(G20) 중 최상위권인 6.1%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한 새로운 국제수지통계기준(BPM6)을 적용한 결과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이전 기준보다 91억8000만달러 늘어난 798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31일 발표했다. BPM6는 해외 가공무역을 통한 상품 소유권이 한국 본사에 있을 경우 이 상품의 해외판매를 한국이 수출한 것으로 집계한다. 이로 인해 늘어난 가공무역수지 흑자 규모만 73억4000만달러에 달한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6.1%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 1월 경제전망에서 내놓은 예측치인 5.7~5.8%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독일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비율이 더 높아지면서 앞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에서 한국 환율문제가 제기될 경우 우리 정부가 난처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 경상수지 흑자는 45억2000만달러로 전월(32억9000만달러)보다 늘었다. 이는 변경된 새 국제기준을 적용한 집계로, 1~2월 누계로는 경상수지 흑자가 78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종전 기준으로는 2012년 2월부터 흑자를 냈지만 새 기준으로는 2012년 3월부터 24개월째 흑자가 된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