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일 신한은행 인사부 과장이 ‘한국경제신문 취업토크’에서 참여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한세일 신한은행 인사부 과장이 ‘한국경제신문 취업토크’에서 참여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짧게 보는 자소서(자기소개서)가 있고 길게 읽는 자소서가 있습니다. 어떻게 다를까요?”

신한은행에서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한세일 과장은 “자신을 알고 회사를 탐구해 그 간극을 좁힌 자소서에는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지난 주말 한국경제신문에서 열린 ‘신한은행 채용담당자와 함께하는 취업토크’에 참석한 그는 3시간에 걸쳐 신한은행 입사 비결을 공개했다.

한 과장은 “올 상반기 채용 일정과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채용할 때 자소서 1번 문항은 또 물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 자소서 1번 문항은 지원 동기, 포부, 경험, 가치관에 관한 질문이다.

이번 취업토크는 취업준비생들이 직접 사회와 진행을 맡고 7명의 서포터스가 200여명의 지원자로부터 받은 사전 질문을 토대로 궁금증을 푸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똑같은 스펙인데 난 왜 떨어질까

한 과장은 자소서에서 지원 동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소서는 단순히 자신을 소개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신한은행에 적합한 인재임을 보여주는 상품소개서여야 해요.” 그는 지난해 경쟁률이 100 대 1이었기에 차별화한 자소서가 아니면 바로 다음 지원자에게로 ‘스크롤바’를 내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아는 과정이 먼저라는 지적이다.

자신을 알았다면, 다음은 지원 회사에 대한 탐구가 중요하다. 그는 “지점을 방문해 보고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어떤 사람인지 연구하고 거기에 맞는 스펙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많은 은행권 취준생들이 쌓는 스펙 중 하나는 자격증이다. 한 과장은 “단순히 취업을 위해 따기보다는 신한은행에 도움되는 것을 생각하다 취득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이고 창의력이 있는 자소서는 스펙을 안보고 오로지 지원자 개인에게 집중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인재상이 바뀌는 이유는

한 과장은 최근엔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채용 때 전문성, 도덕성, 책임감 등을 봤지만 요즘은 도전의식과 주인의식을 봅니다. 경기 침체로 완성형 인재보다 성장형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미경 면접을 도입하기도 합니다.”

신한은행 입사 지원 경쟁률은 100 대 1을 훌쩍 넘는다. 실무면접 대상은 5배수, 임원면접 대상은 3배수다. 한 과장은 “면접은 더 적합한 ‘신한인’을 뽑는 게 목적”이라고 했다. 그는 면접은 블라인드로 진행하기 때문에 이전의 스펙은 잊고 모두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원면접의 키포인트는 뭘까. “임원 면접관은 대부분이 50대 이상입니다. 단정하지 못한 머리, 갈색 구두 등 은행원답지 않은 복장과 태도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3~4번 지원해도 합격할 수 있나

참석자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경제학 복수전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이공계생의 질문에 한 과장은 “‘관심의 표현’이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렇다고 가산점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정보기술(IT) 분야는 올 상반기엔 채용계획이 없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전역장교를 우대하지는 않지만 장교 출신들이 리더십이 있더라”고 덧붙였다.

수차례 지원해도 합격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그는 “합격자 상당수가 재수생이고 그중 5명 정도는 3~4수생”이라며 “재지원할 때는 부족한 부분을 얼마나 채웠는지 눈여겨본다”고 했다.

함께 일하고 싶은 후배는

공모전 수상자에 대한 궁금증도 많았다. 한 과장은 “신한은행 공모전 수상내역은 자격증만큼 우대한다”며 “다만 그 활동이 신한은행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배로서 어떤 후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일 잘하는 사람도 좋지만 그보다는 예의를 갖추고 모든 일에 동참하고 옆에 있으면 즐거운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표현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