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번엔 미사일 도발…스커드급 4발 동해 발사
북한이 2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4발을 발사했다.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및 독수리연습 기간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후 5시42분부터 동해 북동쪽 방향으로 단거리 발사체 4발을 잇따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발사 장소는 강원 안변군 깃대령 일대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사거리 200㎞ 안팎의 스커드 계열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며 “군은 북한의 추가 발사 및 도발 가능성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09년 10월 KN-02 미사일 5발을 쏜 후 4년4개월 만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신형 미사일 시험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미사일의 정확한 발사·낙하 위치, 사거리 및 종류 등을 파악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는 스커드 계열로 추정하고 있으나 신형 지대함 미사일인 KN-02의 개량형이거나 300㎜ 이상 신형 방사포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둘째날인 지난 21일에도 동해안 일대에서 북동 방향으로 300㎜ 이상 신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미 연합 키리졸브 및 독수리연습에 대응해 일정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상호 비방중지’ 등 중대제안 이후 꾸준히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해왔다.

북한은 키리졸브 연습 첫날인 지난 24일 밤에는 경비정 한 척을 서해상으로 내려보내 세 차례 북방한계선(NLL)을 넘기도 했다. 25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독수리연습은 한반도의 긴장을 노린 ‘전쟁연습’”이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20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에서 북한이 남측을 압박해 일정 수준의 주도권을 쥐려고 군사적 긴장을 조성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장성택 처형 이후 대내외적인 이미지를 바꾸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며 “미사일이 북동쪽 해역으로 향했고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정례적인 훈련 차원으로 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우리 군 당국은 대비태세 강화에 들어갔다.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북한군의 동향과 군의 대응태세를 점검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