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위조 원전 3기 돌아오면 여유…문제 생기면 빠듯
전기요금 인상 따라 80만㎾ 절감 효과 기대

초겨울 문턱에서 기온 급강하로 전력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올겨울 최대 전력수요가 사상 최대치인 8천100만㎾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27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의 동계 전력수요와 기상청 장기예보 등을 종합한 결과 올겨울 전력수요 피크 시기는 내년 1월 중순께로 예상되며 최대 전력수요는 8천만∼8천100만㎾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급대책을 가동하기 전의 이른바 '생(生) 수요치'를 말한다.

전력당국은 지난 21일 자로 전기요금이 평균 5.4% 인상됨에 따라 전력수요가 최대 80만㎾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시점의 전력 공급용량은 7천730만㎾로 겨울 피크 시기에는 8천만㎾까지 확충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파문으로 제어케이블 교체 작업을 하는 원전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호기(각 설비용량 100만㎾)가 가동되면 최대 8천300만㎾까지 공급력이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말부터 가동 중지된 이들 원전 3기가 제때 돌아오지 않으면 올겨울에도 전력위기가 닥칠 수 있는 상황이다.

전력업계의 한 관계자는 "민간자가발전기 공급력 50만∼60만㎾를 더하면 올겨울 최대 전력공급이 8천400만㎾까지 가능하다는 전망도 있다"며 "물론 모든 원전이 사고 없이 정상 가동됐을 때를 전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원전 23기 가운데 18기가 가동되고 있으며 케이블 교체 작업 중인 3기와 설계수명이 만료된 월성 1호기, 계획예방정비 중인 한빛 4호기가 정지돼 있다.

기상청은 올겨울 장기예보에서 12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낮고 내년 1월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3년간 동계 전력피크는 매년 1월 초부터 2월 초까지 발생했다.

지난 겨울 최대 전력피크는 올해 1월 3일로 7천827만㎾를 기록했다.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6.4도까지 내려간 때였다.

당시 공급능력은 8천71만㎾였고 수급대책을 가동한 이후 최대전력은 7천652만㎾로 전력위기에 이르지는 않았다.

그 전해의 동계 최대수요는 2012년 2월 2일로 수급대책 후 7천383만㎾를 기록했으며, 공급능력은 7천951만㎾로 예비력에는 여유가 있었다.

2011년 1월 17일에는 그해 겨울 최대치인 7천314만㎾까지 전력수요가 올라갔다.

사상 최악의 전력대란이 우려됐던 올해 여름에는 지난 8월 19일 수급대책 전 최대 전력수요가 8천8만㎾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8천만㎾를 돌파했다.

1973년 이후 40년 만에 찾아온 폭염이 절정에 달한 때였다.

그러나 절전규제, 휴가분산 조업조정, 수요시장 개설 등 적극적인 수요관리 대책으로 600만㎾ 이상을 줄여 최악의 위기 없이 피크시기를 돌파했다.

지난 여름인 8월 2∼3주에는 수급관리 대책 전 예비전력이 마이너스 200만㎾까지 떨어지는 위기 상황이 잇따라 예고돼 전력당국이 공공기관 냉방기 가동 중단을 비롯해 전국민적인 절전 대책을 시행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