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SK플래닛 실장 "IT전문가들 교류 넓히려 매년 100억원씩 투자한다"
“개발자들 사이에 애플 팬덤(열성팬)이 생긴 결정적 이유는 플랫폼을 통해 그들이 모일 수 있는 판을 깔아줬기 때문이죠. SK플래닛이 100억원대의 돈을 들여 벤처육성사업을 벌이는 이유도 ‘사람’을 모으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진우 SK플래닛 고객중심경영실장(사진)은 최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수익을 내는 것은 기대하고 있지 않고, 성공하는 창업기업을 발굴하는 것도 주목적이 아니다”며 “장기적으로 정보기술(IT)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IT 관련자들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인력 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플래닛은 창업 전반을 지원하는 기관인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 모바일 교육 프로그램 ‘T아카데미’ 등으로 이뤄진 ‘상생혁신센터’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101 스타트업 코리아’ 등 벤처육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벤처투자금을 제외하고 온전히 육성사업에만 쓰이는 비용이 매년 1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약 70억원은 인건비 등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이 실장은 “이 사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만나고 생태계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장 이익을 낼 수 있는 창업기업을 골라내거나 스펙 좋은 사람만 가려내지 않는 것이 방침”이라고 했다.

이 실장은 “특히 창업을 준비하면서도 학교가 좋지 않거나 아는 사람이 없는 등 다양한 이유로 창업자 커뮤니티에 합류하지 못하는 예비창업자와 창업자가 수두룩하다”며 “‘블라인드 테스트’로 이들을 차별하지 않고 지원 대상으로 선발해 멘토링과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와 기업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는 “벤처 지원 프로그램은 잘 운영해도 찬사를 받기 어렵고, 못하면 질책하는 것이 업계 분위기”라며 “보여주기식 지원에 그치지 않고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