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짜장면·짬뽕 고를 때, 뇌는 무슨 생각중?
중국집에서 짜장면과 짬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와 두 명의 국회의원 후보 중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도 신성한 주권 행사를 위해 한 명을 뽑아야 할 때 뇌는 어떻게 움직일까. 성영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원하는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를 때나 원하지 않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뇌에서는 하전투회와 설전부가 공통적으로 활성화됐다. 두 상황 모두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고 이를 기반으로 평가한다는 의미다. 단 원하는 것 중에서 선택할 때만 안와전두엽과 측좌핵 등이 더 활발하게 움직였다. 이는 좋아하는 것을 고르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더 심사숙고하고 이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다는 뜻이다.

《뇌로 통하다》는 마음의 작용과 관련한 뇌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랑에 빠지면 뇌는 어떻게 변하는지, 명품을 보면 뇌가 달리 반응하는지, 뇌를 보면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있는지, 첨단 기기를 이용해 어디서나 쉽게 정보를 찾고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스마트 시대’에 맞춰 뇌의 구조와 기능도 달라지는지 등 흥미로운 주제들을 다룬다.

한국심리학회가 지난해 봄 ‘뇌와 통하다’라는 주제로 연 심포지엄에서 논의하고 발표한 내용들을 일반인이 알기 쉽도록 풀었다. 심리학 교육학 과학철학 정신의학 등을 연구하는 교수 12명이 교육 경제 소비 문화 사랑 미술 음악 범죄 윤리 등에 대한 뇌과학의 접근 방식과 최신 연구내용 등을 소개한다. 뇌신경과학의 최근 연구 결과를 통해 거시적인 사회 현상부터 타인과의 관계와 예술, 자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와 문제에 대해 새롭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하고 알려준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