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X염색체에는 정자 생산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이는 유전자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놀라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화이트헤드 생의학연구소소장 데이비드 페이지 박사는 여성의 X염색체에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빠르게 진화하면서 정자생산 등 남성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들이 존재한다고 밝힌 것으로 헬스데이 뉴스 등이 21일 보도했다.

페이지 박사는 인간과 쥐의 X염색체를 비교한 결과 서로 공유하지 않는 유전자 341개가 발견됐으며 이 유전자들은 대부분 고환 생식세포에서만 발현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로 미루어 이 유전자들은 정자생산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분석 결과는 쥐와 인간의 X염색체가 카피가 하나뿐인 유전자를 95%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공유하지 않은 341개 유전자 중 144개는 인간에게만, 197개는 쥐에만 있었다.

인간에게만 있는 144개 유전자 중 107개는 중복된 위치에 여러 쌍의 카피로 존재하고 있었으며 이로 미루어 빠르게 진화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페이지 박사는 해석했다.

이 비공유 유전자들은 쥐와 인간이 공동조상에서 분리된 이후 8천만년 동안 독자적으로 진화해 왔을 것으로 그는 추측했다.

그의 연구팀은 첨단 DNA염기서열 분석기술이 개발되기 전에 만들어진 인간 X염색체 참조서열(reference sequence)을 SHIMS라는 새로운 매핑기술로 업그레이드한 뒤 이를 가지고 쥐의 X염색체와 비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유전학전문지 '네이처 지네틱스'(Nature Genetics) 온라인판(7월21일자)에 실렸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