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도·만족도↑… 커트라인엔 큰 영향 없어

서울시립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반값 등록금'을 유지키로 했다. 등록금 경쟁력을 앞세워 우수 학생을 유치해 자연히 입학 성적도 오를 전망. 하지만 효과가 크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시립대에 따르면 올해 한 학기 평균 등록금은 인문사회계열 102만2000원, 공학계열 135만500원으로 정해졌다. 4년제 대학 평균 한 학기 등록금 335만3000원의 절반 이하 수준. 서울 소재 중상위권 대학들의 400만~500만 원대 등록금에 비해 많이 싸다.

때문에 2012학년도 입시에선 시립대 일부 학과 합격선이 연세대·고려대 급까지 올라갔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원래 시립대 등록금이 저렴한 편이었던 데다 박원순 시장 당선으로 곧장 반값이 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시립대의 입학 성적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험생 선호도나 재학생 만족도가 올라가지만 수험생들의 대학 선택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란 지적이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시립대 모집단위는 지난해 입시에서 수능 1~2점 정도 올라 큰 변화가 없었다" 며 "연·고대 급까지 성적이 올랐다는 건 시립대 세무학과를 가리키는데 세무학과는 반값 등록금 도입 이전에도 연·고대 중하위권 학과와 비슷한 커트라인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도 "등록금 변수만으로 서열화된 대학 구조를 뒤집기엔 부족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등록금이 수험생의 대학 선택에 주요 변수가 되긴 어렵다" 며 "이른바 '중경외시(중앙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레벨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지난해 입시에선 수험생들의 대학 지원 이전 반값 등록금 발표가 나왔다. 반면 올해는 대학들의 정시모집 지원까지 모두 끝난 후 발표돼 폭발력은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시립대 관계자는 "별도 발표가 없어도 시립대 반값 등록금이 철회될 것이라 생각한 수험생은 없을 것" 이라며 "전반적으로 '인(in) 서울' 대학들의 커트라인이 함께 오르는 추세여서 시립대 역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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