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산업융합연구기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스마트창호 BIPV 열교환시스템 등 5개 분야 평가
송재빈 원장 “생산업체 기술수준도 향상될 것”


정부는 2025년까지 아파트나 건물을 제로에너지 하우스 수준으로 건설하도록 의무화 하는 정책을 입안해 추진 중이다. 전통적인 냉난방시스템 없이도 쾌적한 실내여건을 갖추는 동시에 에너지를 소비하는 건물이 아닌 에너지를 생산하는 건물을 짓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건축물 에너지 절감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창호시스템 단열재 열교환시스템이나 건물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태양열 태양광 풍력 지열시스템 등의 부품소재가 제 성능을 낼지 평가하는 게 필수적이다.

예컨대 신기술을 적용해 창호를 통해 빠져 나가는 열에너지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제품이나 부품이 나왔다면 그 성능을 시험·평가해서 공식적으로 인증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에너지 절감수준을 수치적으로 예측하기 위해서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원장 송재빈, 이하 KCL)이 그런 평가를 위한 기반구축에 나섰다고 3일 밝혔다. 공식명칭은 에너지 하베스팅(harvesting) 부품소재 평가기반 구축사업이다.

KCL은 평가기반 구축사업과 관련, 최근 지식경제부로부터 산업융합연구기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각종 시험장비 등을 갖춰 나갈 여건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에너지 하베스팅이란 개념은 건물에서 빠져나가는 에너지를 줄이는 한편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KCL, “우리가 건축물 에너지절감 평가 선도한다”
KCL이 에너지 하베스팅 사업을 통해 평가할 분야는 스마트창호 열교환시스템 건물일체형태양전지(BIPV) 태양열이용시스템 소형풍력발전시스템 등 크게 5개 분야다.

KCL은 충북 오창에 설립한 종합건축환경시험장에서 창호분야를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은 상당부분 구축됐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KCL이 현재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스마트창호 및 BIPV로 내년까지 평가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2011년 세계 스마트창호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10% 성장한 63억달러로 추정되고 있으며 건축물의 냉난방 부하 저감을 목적으로 창호를 통한 여름철 냉방부하를 줄이기 위한 제품 개발이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KCL은 스마트 윈도우의 일사유입취득계수(G-밸류) 평가기반을 구축해 여름철 냉방부하를 절감하는 친환경 건물에너지 정책에 기여할 계획이다.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은 쉽게 말하면 건물 외벽 마감재에 태양전지 모듈을 적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유리로 외벽을 마감하는 커튼월 방식 건물에 태양전지를 적용할 수 있는 셈이다.

세계적으로 BIPV 발전용량은 2010년 270메가와트에서 2015년 1,867메트와트로 늘어나는 등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분야이다. 반면 BIPV 성능평가는 국제적으로도 초기 단계여서 기반구축을 서두르면 시장선점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KCL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산업표준(KS)에 따라 BIPV 관련 성능평가 분야는 판유리의 가시광선투과율 시험방법 등 모두 18가지로 KCL은 이 가운데 단열성시험 등 13가지 분야에 대해선 이미 평가기반이 구축된 상태이다.

KCL, “우리가 건축물 에너지절감 평가 선도한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태양전지 모듈 및 옥외실증시험 장비를 갖춰 나머지 분야도 평가 가능하도록 기반을 구축하는 등 실외에 다양한 태양전지 모듈을 설치하고 발전성능을 측정하고 있는 KCL의 충남 서산 옥외실증시험센터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KCL 송재빈 원장은 “우리나라의 전력발전현황을 감안할 때 건물에너지의 절감이야말로 가장 시급하면서도 현실적으로 효율적인 방법으로 판단된다”며 “신재생에너지 평가기반이 구축되면 관련 생산업체들의 기술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