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naver.com)를 운영하는 NHN이 국내 포털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인터넷 광고시장이 경기 침체로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물량이 NHN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NHN은 전체 주식의 1%를 장내에서 사들이는 자사주 매입을 하겠다고 12일 공시했다. 시장에서는 지분율이 10%에 못 미치는 대주주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홀로 독주

NHN은 지난 3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5% 늘어난 5955억원, 영업이익은 4.3% 증가한 1566억원을 기록했다. 2위 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나홀로 독주’를 했다는 얘기다.

영업실적은 광고 시장에서 갈렸다. 올림픽이 열린 해에는 포털업체들의 광고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런던올림픽이 열린 올해는 NHN만 수혜를 입었다. 3분기 NHN의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은 지난 분기보다 1.5% 증가한 반면 다음은 9.2%, SK는 18.8% 감소했다.

NHN은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를 앞세워 2011년부터 자회사인 NHN비즈니스플랫폼(NBP)을 통해 검색 광고사업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 NBP는 현재 국내 최대인 25만개의 광고주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버추어나 다른 포털업체들은 마케팅도 제대로 못했다”고 말했다.

◆모바일 시장서도 우위

광고주가 외면해 시장이 좀처럼 커지지 않았던 모바일 검색광고 시장도 NBP가 지난 6월 진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NHN의 3분기 모바일 검색광고 사업 매출은 전분기보다 81억원 늘어난 346억원이었다.

모바일이 전체 검색 광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로 증가했다. 박 연구원은 “NHN은 국내 포털업체 중 유일하게 모바일 메신저 부문(라인)에서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모바일 게임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해외 매출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5개월 만에 자사주 매입

NHN은 향후 3개월 동안 자사주 48만1277주(1%)를 장내에서 사들이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15개월 만의 자사주 취득 결정이다.

NHN의 단일 최대주주는 국민연금(8.23%)이다. 외국인이 과반수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고, 5% 이상 보유한 곳도 적지 않다. 오펜하이머펀드는 6.26%, 스코틀랜드 투자회사인 밸리기포드는 5.12%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해진 NHN 이사회 의장(4.64%)을 포함한 NHN 경영진의 지분은 9.27%에 불과하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등 초창기 창업멤버들이 퇴사한 데다 임원들이 보유 지분의 일부를 팔았기 때문이다.

자사주 취득이 끝나면 NHN의 자사주 지분은 9.59%로 늘어난다. NHN의 이익잉여금은 지난 6월 말 기준 2조3980억원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시간이 흐르면 NHN 최대주주가 기존 경영진에서 외국인이나 국민연금 등으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경영권 안정을 위한 목적으로 자사주를 늘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주완/조진형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