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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시카고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는 한건의 사형이 8건의 살인 억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최근에는 사형 한건이 18건의 살인을 막는다는 연구 결과까지 나왔다.

물론 이와 달리 사형 집행 비율과 범죄 발생 비율의 관계를 증명할 만한 근거는 찾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트레이더 김동조 씨는 "경제학의 상식으로 볼때 살인을 하면 사형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살인에 따른 비용이 커지고 살인을 저지를 인센티브가 줄어든다"고 저서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북돋움)'을 통해 말했다.

사형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흉악 범죄가 발생하거나 어린이 또는 여성같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늘수록 높아진다.

강간범을 사형시켜서는 안되는 이유?
얼마전 조두순 사건이나 집안에서 자고 있던 초등생을 이불째 납치해 성폭행한 사건, 또 4살 여아를 성폭행해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진 사건 등 예를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김동조 씨는 "교통사고를 당한 여중생을 치료해주겠다며 차에 태우고 나서 강강한 사건이 일어난 뒤, SNS에는 관련자를 사형시켜야 한다는 분노에 찬 의견이 많이 올라왔지만 살인이 아닌 범죄에 대해 사형을 실행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않을 뿐 아니라 엄청난 부작용을 낳기 쉽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살인까지 가지 않았을 범죄자도 들키고 잡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를 죽일 인센티브가 커지기 때문이라는 것.

아울러 여론을 수렴하는 것이 정책 수립에서 중요하기는 하지만 대중의 여론에 휩쓸려 잘못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몹시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우리 근대사를 보면 정권이 정치범에게 사법 살인을 저리른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이런식의 사형 집행은 사실상 국가가 저지르는 살인과 다를 바 없으면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얼마전 성범죄에 대해 물리적 거세를 시행하는 법안을 낸 정치인이 있었다. 물론 국민들의 염원을 담은 법안이었기는 하지만 '그럼 도둑질을 하면 손가락을 잘라야 하느냐'는 비아냥거림도 들어야 했던 것이 사실이다.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에서는 정치가 수렴하는 대중의 요구가 반드시 경제적으로 효율이 높고 윤리적으로 옳으며 정치적으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