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선택지에 놓여 있다. 배우자를 고르는 일생일대의 문제부터 아침에 머리를 감을지 말지 정하는 일상의 문제까지 하루 24시간 1년 365일 평생 동안 선택을 하며 산다. 그런데 만약 우리의 선택이 생각보다 많은 제약을 받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하는 선택이 강요된 것이며, 조작됐고, 강제로 진행된다면 말이다.

《마음대로 고르세요》는 아무 의심 없이 행했던 ‘선택’에 의문을 제기하는 책이다. 저자 켄트 그린필드는 “우리의 선택은 강요됐고, 조작됐으며 강제로 진행된다”고 주장하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 뇌 과학부터 경제학, 정치 이론, 사회학까지 다양한 학문을 빌려 이를 뒷받침한다.

저자는 우리의 선택을 조작한 일등공신은 뇌라고 말한다. 소주 광고를 이효리, 이민정, 유이 등 여자 연예인만 하는 이유도 비키니 효과를 마케팅에 이용한 주류업계의 상술이라고 지적한다.

비키니 효과란 남자가 매력적인 여성을 보면 쾌락을 갈망하게 되는데 뭔가 해소할 대상이 없으면 이를 대신해 술을 마시게 된다는 것. 주류회사들은 소비자의 뇌를 자극해 술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여성을 모델로 기용해 왔다는 것이다. 뇌 과학적으로만 본다면 그간 우리는 술이 마시고 싶어 술잔을 들었던 게 아니라 두뇌의 작동방식을 이용한 상술에 이용당한 셈이다.

저자는 “지금껏 우리는 스스로 선택한 게 아니라 뇌가 우리의 선택을 강요하고 조작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선택을 둘러싼 환경에도 주목한다. 저자는 선택에 영향을 주는 환경요소로 문화규범, 권위, 시장을 지적한다. 맥도날드를 비롯한 패스트푸드점이 미국의 저소득층이 주거하는 지역에 점포를 낸 결과 저소득층의 비만율이 높아진 사실을 제시하며 “비만, 가난, 하우스푸어 등에 내몰린 사람들에게 스스로 선택한 결과니 알아서 감당하라고 하는 현실은 부당하다”고 말한다. 이어 “선택이 개인의 몫이기 때문에 최종 선택한 사람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꼬집는다.

저자는 “선택에 영향을 주는 한계 요인을 고려해 공공 정책을 만들고, 신경과학과 심리학에서 얻는 통찰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진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고 얘기한다. 더불어 개인의 선택 역량을 구축하고,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