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진행된 프레스밋업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제공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지난 11일 오전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내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진행된 프레스밋업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뒤처진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를 털어내기 위해 올해 안에 AI 서비스를 선보인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11일 오전 '데이터센터 안산'에서 진행된 프레스밋업 행사를 통해 "연내에는 카카오다운 AI 서비스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말로만 하면 공허할 수 있고 카카오가 여러분에게, 자본시장이나 애널리스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건 연내 카카오에 맞는 AI 서비스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그간 카카오가 AI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카카오는 당초 자체 개발했던 거대언어모델(LLM) 코지피티를 고도화한 '코지피티 2.0'을 공개하려던 일정을 거듭 미뤄왔다. 코지피티 2.0은 사실상 개발을 완료한 단계로 카카오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한 상태로 알려졌다.

정 대표도 지난달 9일 실적발표 당시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공개와 사업성을 갖춘 서비스 출시에 있어 시장 기대에 비해 카카오가 다소 늦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할 정도였다.

카카오는 AI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최근 AI 전담 조직을 '카나나'를 신설했다. AI 모델 개발을 맡는 '카나나 알파'와 AI 서비스 중심의 '카나나 엑스'를 띄워 속도를 낸다는 구상.

정 대표는 "애플의 WWDC(세계개발자회의) 발표를 보면서 AI 시대에는 먼저 치고 나가는 사람이 위너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결국 어디가 치고 나와도 카카오만의 차별점이 무엇일지 늘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까지의 싸움은 언어모델에서 의미 있는 서비스로 넘어가는 것이 됐다"며 "결국 우리는 4870만명이 계속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우선과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톡에선 대화와 관계 그리고 관계 안에서 손쉽게 기술을 접하고 사람을 접하고 관계가 좋아지는 서비스를 해왔다"며 "AI에서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관계 기반과 유저들에게 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그런데 이를 전략적으로 증명하기는 어렵다"며 "올해는 AI에 대한 성장을 장기적으로 가져가면서도 단기적으로, 장기적으로 갈 수 있는 도약의 발판으로써 현재 카카오가 가진 본질에 충실한 것도 중요한 과제이고 그래야 그 위에 AI가 붙을 때 유저들이 잘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역할은 카나나 엑스를 이끌게 된 이상호 전 카카오 최고AI책임자(CAIO)가 PO(Product Owner)를 맡아 주도하게 된다. 카나나 엑스는 카카오톡 등 카카오 주요 플랫폼에 AI 모델을 접목하는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AI 페르소나를 활용한 채팅 환경을 통해 전문가 상담, 고객 관리, 상품 추천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 고객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면서 AI가 사용자의 일상에 더욱 가까워지게 한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지난달 16일 주주서한에서도 "카카오는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연구 개발 중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사용자 중심의 AI 서비스에 집중하려 한다"고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